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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먹는 AIDC가 전력망을 돕는다?…ESS로 ‘계통 자원’ 변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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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먹는 AIDC가 전력망을 돕는다?…ESS로 ‘계통 자원’ 변신 주목

BESS·현장발전 활용해 계통 수전량 30MW로 제한…연산부하 조절 땐 전력수요 24MW↓
ESS·부하제어 결합해 송전망 혼잡 완화…데이터센터 '유연성 자원' 가능성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 건설 중인 OpenAI 데이터센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 건설 중인 OpenAI 데이터센터. 사진=로이터
전력망의 부담으로 지목되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자체 발전, 연산 부하 제어를 결합할 경우 오히려 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력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시설에서 벗어나 수요를 조절하고 저장 전력을 활용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미국 에너지부 산하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에 따르면 연구소는 지난 22일 ‘Potential of Data Center Controls in Grid Services’(전력망 서비스에서 데이터센터 제어의 잠재력) 보고서를 공개했다. PNNL은 AI 데이터센터의 IT·냉각 부하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현장 발전기를 수정된 IEEE 24버스 송전계통 모델에 결합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제어가 송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데이터센터가 계통에서 끌어올 수 있는 전력을 30MW로 제한하고 38MW 규모 현장 발전기와 최대 60MW·120MWh 규모 BESS를 함께 운용했다. 그 결과 AI 연산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변하더라도 BESS가 충·방전을 통해 변동분을 흡수하면서 계통 수전량을 30MW 한도 내에서 유지할 수 있었다.

연산 부하 자체를 조절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컴퓨팅 부하를 30% 줄이거나 다른 지역 데이터센터로 재배치하는 상황을 가정하자 전체 전력 수요는 약 24MW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약 23MW가 IT 부하 감소분이었다. 반면 냉각설비 설정 조정을 통한 감축 효과는 최대 2.7MW 수준이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를 계통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일부 마련돼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AI 연산량을 조절하거나 자체 ESS를 방전해 외부 계통에서 받는 전력을 줄이는 방식은 현행 수요반응(DR)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자가발전이나 ESS로 자체 부하를 충당해 수전량을 낮추는 방식도 활용 가능하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AI 컴퓨팅 워크로드를 다른 시간대로 옮기거나 지역 간 재배치하고 ESS 방전을 병행할 경우 해당 지역의 계통 병목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을 넘어 ESS나 자체 발전원의 전기를 외부 계통으로 직접 보내 판매하려면 별도의 시장 참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AI 연산 부하가 일반 산업시설보다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만큼 실제 감축량을 측정하는 기준과 계통 상황에 따른 보상 체계도 추가로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력거래소의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2일 엔비디아의 ‘DSX Ready BESS’ 요건을 충족한 ‘JF2 AC Link’를 공개했다. 2.5MW·5.1MWh 단위의 모듈형 제품으로 AI 서버의 급격한 전력 사용 변화에 맞춰 충·방전하는 ‘AI 부하 평준화’ 기능을 갖췄다.

PNNL은 데이터센터가 BESS와 현장 발전, 부하 제어를 함께 활용하면 송전망 혼잡을 줄이고 비상 상황에서 계통 운영을 지원할 수 있다고 봤다. 전력거래소 역시 올해 업무계획에서 데이터센터를 신규 수요자원으로 발굴하고 관련 DR 제도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