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민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장
이미지 확대보기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준공된 도심 고가 구조물로, 노후화에 따른 안전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과거 콘크리트 박리·낙하 사고 이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철거와 재구축 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관계기관은 철거 공정의 적정성, 구조 안전성 확보 여부, 작업 절차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단정적 해석은 신중해야 한다. 다만 이번 사고는 노후 인프라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 사회에 매우 중요한 구조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바로 "노후 인프라의 위험을 우리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대한민국의 사회기반시설 상당수는 1960~1980년대 집중 건설됐다. 당시 경제 성장과 도시 확장을 상징하던 구조물들은 이제 유지·관리와 해체, 재구축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문제는 노후화가 단순 시설관리 차원을 넘어 시민 안전과 도시 기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가 시사하는 또 하나의 핵심은 철거 공사의 위험 특성이다.
철거 공사는 일반적인 신축 공사와 달리, 이미 완성된 구조체를 단계적으로 해체하는 과정에서 구조계(system)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곧 구조물 일부가 제거될수록 기존 하중 전달 체계와 응력 분포 역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철거 공사는 단순 시공 작업이 아니라 구조공학적 안정성 검토가 꾸준히 수반되어야 하는 고위험 공정이다.
특히 노후 구조물 철거는 설계 당시 자료와 실제 구조 상태 사이의 차이, 장기간 사용에 따른 재료 열화, 보수·보강 이력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위험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이번 사고에서도 사고 직전까지 구조 상태 점검이 병행되고 있었는데도 붕괴를 막지 못했다는 점은, 노후 인프라 해체 작업에서 구조 안전성 검토와 실시간 위험 대응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준다.
이제 노후 인프라 관리 체계 역시 기존의 사후 유지관리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는 위험도 기반(Risk-Based)의 선제적 관리 체계와 디지털 기반 실시간 안전관리 체계가 더 적극적으로 도입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에는 다음과 같은 방향의 정책적 전환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노후 구조물에 대한 선제적 위험관리 체계 강화다.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단순 유지·보수 여부를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 구조물의 사회적 영향도와 공공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철거 공사 안전관리 기준의 전문화다.
철거 공사는 일반 건설 공사와 다른 위험 특성을 갖는 만큼 구조 안전성 검토, 실시간 변형 계측, 작업 중지 기준 등 보다 전문화된 안전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셋째, 디지털 기반 공공안전 체계 확대다.
인공지능(AI) 기반 구조 모니터링, 실시간 계측 시스템,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은 앞으로 노후 인프라 관리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노후 인프라 시대의 안전은 단순 점검의 문제가 아니다.
위험을 얼마나 조기에 인지하고, 그 위험을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노후 인프라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더 구조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공안전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