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지속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용도가 낮은 소규모 업장의 대출 비율이 높은 저축은행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PF 부실채권 매각을 압박해도 부동산 시장회복 시점을 기다리며 버텼지만 더는 힘들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올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최대 3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최악의 경우 2조원이 넘는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41곳이 적자를 내며 6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보다 큰 수치다.
금융권도 고금리가 지속되고 업황개선이 미뤄지면서 1분기 말 연체율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말 6.55% 보다 올라 7~8% 사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저축은행의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나신평은 지난 15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이후 지난 25일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K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충당금 적립·대손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 9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은 작년 말 10.8%로 떨어졌며, 시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1%로 3년 전 1.6%에서 크게 상승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율 역시 266.5%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지난 4일 바로저축은행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JT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금융위기 수준의 경착륙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PF 손실률은 15% 수준"이라며 "현재 적립률이 익스포저 대비 7~8%임을 고려하면 절반에 해당한다"며 충당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노출액) 규모가 200%를 웃돌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대거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됨에 따라 앞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금융감독이 부실채권 관리에 소극적인 저축은행에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고금리가 지속되며 원하는 값을 받을 수 있는 업황 개선 기약이 미뤄지면서, 저축은행의 부실 채권의 매각도 더는 버티기 힘들거란 전망이다.
하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수습기자 minjih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