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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첨단 팹 거점화, 동남아는 핵심 부품 기지"… 대만 테크, '脫중국 2단계'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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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첨단 팹 거점화, 동남아는 핵심 부품 기지"… 대만 테크, '脫중국 2단계' 총력전

TSMC 미국 투자 2,650억 달러로 확대·팹 12개 구축… 콴타·위스트론 등 서버 OEM 美 증설 가속
2030년 대만계 AI 서버 생산 40% 美로 이동 전망… 대만 본토(30%)·멕시코(15%) 역전
베트남·태국·싱가포르로 PCB·냉각 솔루션·후공정(OSAT) 이전… 對아세안 수입 75% 폭증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공급망 다각화와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서버 산업. 사진=TSMC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공급망 다각화와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서버 산업. 사진=TSMC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및 전자제조서비스(EMS) 생태계를 틀어쥔 대만 테크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을 위해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해외 직접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가 미국 내 첨단 팹 투자를 천문학적으로 늘리며 선봉에 선 가운데, 콴타(Quanta), 위스트론(Wistron), 인벤텍(Inventec) 등 세계 AI 서버 조립 시장을 장악한 대만 제조사들 역시 미국 현지 완제품 조립 기지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동시에 회로기판(PCB), 수랭식 냉각 모듈,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후공정·OSAT) 등 핵심 부품과 중간재 공급망은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거점으로 빠르게 분산 배치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서방의 대중국 제재에 대응한 과거의 '탈(脫)중국' 1단계를 넘어, 미국 중심의 엔드유저(최종 수요처) 현지화와 동남아 부품 클러스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AI 공급망 분업 체계'가 완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10월 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대만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 지형은 첨단 조립을 담당하는 북미와 대량 생산 부품을 떠받치는 동남아시아로 양극 체제를 굳히고 있다.

TSMC 美 팹 12개 구축… 콴타·위스트론 등 서버 OEM도 수억 달러 증설


미국 투자를 주도하는 선봉은 단연 TSMC다.

TSMC는 지난 7월 1,000억 달러의 추가 투자 계획을 전격 발표하며 미국 내 총투자 규모를 2,650억 달러(약 360조 원)로 대폭 늘렸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첨단 반도체 팹을 4개 추가해 총 12개 시설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조하는 대만 EMS 대기업들도 미국 생산기지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콴타 컴퓨터는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 자회사를 통한 AI 서버 및 주변기기 조립 라인 확장을 위해 9억 7,3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증자를 승인받았다.

위스트론 역시 서버용 고다층 인쇄회로기판(PCB) 조립 자회사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한편, 미국 텍사스주 공장 개조 및 신규 설비 도입에 최대 1억 4,6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인벤텍 또한 미국 내 서버 조립 라인을 지원하기 위해 1억 1,000만 달러의 자본 투자를 확정했다.

대만 경제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대만 기업들이 발표한 對美투자 계획은 총 55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TSMC를 제외하고도 5월 기준 약 20개의 반도체, 서버 및 IT 부품사들이 35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후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20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추가됐다.

대만 시장정보·컨설팅연구소(MIC)는 "2030년 대만 기업의 전 세계 AI 서버 생산능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23%에서 40%로 급증할 것"이라며 "대만 본토의 점유율은 47%에서 30%로 축소되어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며, 멕시코 비중 역시 30%에서 15%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남아로 향하는 부품 생태계… 베트남·태국에 '냉각·기판·후공정' 집중


완제품 조립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사이,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발열 제어용 냉각 모듈과 고다층 기판 등 대량 생산 부품 거점은 동남아시아로 결집하고 있다.

글로벌 서버 냉각 솔루션 선두 업체인 아시아 바이탈 컴포넌츠(AVC)는 지난달 베트남 신공장 건설을 위해 77억 8,000만 대만달러(약 3,300억 원)의 투자를 발표했다.

동박적층판(CCL) 제조사인 대만 유니온 테크놀로지(TUC)는 태국 공장 증설과 신규 라인 설치에 77억 9,000만 바트(약 2억 3,18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대형 PCB 제조업체인 컴펙 매뉴팩처링과 진딩 테크놀로지 등도 동남아 생산설비 확충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후공정(OSAT) 기업들도 동남아 확장에 가세했다.

세계 1위 패키징 기업인 ASE 테크놀로지 홀딩스는 지난달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약 12억 6,000만 대만달러 규모의 첨단 패키징 장비를 도입하고 21억 5,000만 대만달러를 들여 공장을 전격 인수했다.

폭스콘 계열의 광통신 패키징 전문사인 순신 테크놀로지(ShunSin)는 지난 8월 베트남에 6,500만 달러를 투자해 고속 반도체 배선 형성 및 패키징 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對아세안 부품 수입 75.4% 폭증… 지리적 파편화 속 '공급망 재구축'


이러한 부품 기지 이전은 무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대만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만의 아세안(ASEAN) 회원국으로부터의 부품 수입액은 70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4% 급증했다.

대만 재무부는 "글로벌 AI 공급망이 지정학적 블록화로 인해 지리적으로 점점 파편화되면서, 동남아에서 가공된 중간재 부품을 대만으로 들여와 검증하거나 미국 현지 조립 기지로 직배송하는 물류 수요가 폭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때 중국 대륙에 의존하던 세계의 공장 대만이, 안보와 빅테크 수요를 좇아 최종 완제품 조립은 미국 본토로, 원가 경쟁력이 필수적인 부품 제조는 동남아시아로 양분 배치하는 대대적인 공급망 재편을 완수해 나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