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연구소장 인터뷰
게임을 놓고 정신 건강 문제는 과거에는 이용자들의 과몰입으로 국한됐다. 게임 산업이 고도화 되면서 최근에는 정신 건강 문제가 게임 개발자와 업계인에게까지 확대됐다. 이에 국내 유일의 기업 정신건강 컨설팅 서비스 기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전상원 소장과 인터뷰를 통해 정신 건강 문제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① 신산업인데 '재택 No'…자율성과 팀워크의 '앙상블'
② 주52시간 이상 근무는 비효율?…"게임만은 예외더라"
③ 알코올과 다른 '행위 중독'…정신과 전문의가 보는 게임
이미지 확대보기양복과 구두 대신 반바지와 샌들을 신은 직원들, 직급을 철폐하고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는 수평적 호칭, 정해진 시간 내에서 출퇴근을 조절하는 유연 근무제. 이는 개개인의 자율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게임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전상원 소장은 이러한 게임사의 자율성 중심의 근무 환경이 '하나의 단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IT, 특히 게임 기업은 직원 개개인의 능력만 뛰어나면 되는 곳이니 자율성을 추구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개개인의 자율성만큼이나 그들의 역량을 한데 묶는 협업이 중요한 것이 게임 산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게임 산업 특유의 '팀워크'를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는 재택근무에 대한 기업들의 입장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대형 게임사들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나자 차례로 '재택근무 폐지', '전면 출근'을 도입했다. 초창기에는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잠잠해진 것으로 보인다.
전 소장은 "임직원 생산성 측면에서 게임은 유통이나 서비스업 등 타 직군에 비해 비대면 근무의 효율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된다"며 "각자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서로의 작업 과정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협업을 이뤄나가야만 게임 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은 프로그래밍과 아트 디자인, 사운드, 시나리오 기획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직군이 함께한다. 이 때문에 모든 직군에 있어 채용 우대 사항에 "타인과 소통에 불편함이 없고 원활한 분"이라고 명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공간의 개방성은 앞서 언급한 자율성과 협업의 중요성과 연관된다. 전 소장은 "제한된 공간에 꾸준히 있는 것이 창의성에 악영향을 주고 직원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며 "게임사들이 카페처럼 뻥 뚫긴 환경을 만들고 아예 사장실까지 없애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직급의 불필요성은 책임 소재와 연결된다. 전 소장은 "금융이나 서비스업은 책임 소재의 명확성이 중요하다보니 직급과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편이나 게임은 그렇지 않다"며 "재무나 인사 등 일반 기업과 유사한 직무 외에 게임 개발에 관련된 직무는 철저히 동등한 위치에 놓고 책임 또한 각자 지는 형태로 갈 수록 근무 효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급 구분이 없다보니 역설적으로 게임사는 철저한 임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직급에 따른 승진과 아랫사람의 유무가 보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연봉과 인센티브 등으로 보상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사내 카페와 휴게 공간 등 복지 또한 직원의 자율성을 장려하는 요인이다. 전 소장은 "안마 의자나 간이 침대를 넘어 캡슐 호텔과 같은 수면 시설까지 설치한다면 직원 사기 증진, 생산성 강화 측면에서 더 큰 효율을 볼 수 있다고 고객사에 제안하기도 했다"며 "비용과 공간 문제로 실제 도입까지 이뤄진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는 2013년 2월 개소해 최근 개소 13주년을 맞이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업용 정신 건강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전 소장은 "정신 건강 예방·치료 단계를 4차로 구분하는데 예방·건강 증진을 1차, 환자 검진과 분류를 2차, 분류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3차, 예방과 관리 발전을 위한 컨설팅을 4차로 본다"며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선 임직원 정신 건강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하여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보여줄 역량이 필요한데 이러한 4차 서비스를 수행하는 곳은 국내에는 본 연구소밖에 없다"고 말했다. (2편에서 계속)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