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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구리 8월 생산 15년 만에 바닥…글로벌 조달 비용 뛴다, LS·풍산 영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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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구리 8월 생산 15년 만에 바닥…글로벌 조달 비용 뛴다, LS·풍산 영향받나

8월 생산 36만 9500톤 그치며 전년比 12.8% 급감…2011년 2월 이후 최저치
기상 악화에 사망사고·파업 위기 중첩…채굴 현장 조업 차질 가중
인허가 지연과 광상 노후화 맞물려 조기 회복 불투명…한국 원료 도입처 부담 확대
공급 부족으로 생산이 감소한 칠레의 구리 생산 현황. 사진=제미나이3 생성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공급 부족으로 생산이 감소한 칠레의 구리 생산 현황. 사진=제미나이3 생성이미지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칠레의 8월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12.8% 감소한 36만 9500t에 그치며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체 구리 원료(동정광) 수입량의 약 30%를 칠레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에스콘디다와 센티넬라 등 칠레 주요 광산은 한국 유일 구리 제련소인 LS MnM 등의 핵심 원료 도입처여서 한국의 구리 도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각) 칠레 국립통계청(INE)의 월간 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칠레 전체 구리 산출량이 201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혹독한 기상 여건에 더해 환경 인허가 지연과 노사 갈등 등 현지 광업계의 행정·제도적 난제가 겹치면서 글로벌 원자재 수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업 차질 이면에 얽힌 행정·노사 리스크


8월 생산량 감소는 안데스산맥 일대의 혹독한 겨울 날씨와 현장 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지에서는 단순 기상 변수 외에도 사법·행정 규제와 노사 갈등 같은 구조적 요인이 정상 가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에서는 8월 초 BHP 그룹과 관리자 노조 사이의 계약 협상 도중 작업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작업이 중단됐다. 안토파가스타 산하 센티넬라 구리 광산 역시 노조 2곳이 사측의 최근 임금 제안을 거부하고 정부 중재 절차에 돌입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8월 칠레 전체 월간 생산량은 에스콘디다 광산에서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던 2017년 당시 칠레 전체 월간 생산 실적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빈번한 노사 분규와 지역사회 갈등, 엄격해진 행정 절차 등으로 인해 조업 차질의 조기 수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제도적 병목과 광석 등급 저하의 악순환


칠레 광업 부문의 부진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칠레 국립통계청 집계 기준 2026년 1~7월 누적 구리 생산량은 국영기업 코델코를 비롯해 에스콘디다와 스펜스 광산의 조업 차질이 겹치며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는 같은달 발간한 칠레 광업 분석 보고서에서 이러한 구조적 부담을 짚었다. 신규 프로젝트의 행정 인허가가 지연되는 동안 기존 광산은 채굴 심도 증가와 광석 품위 저하로 운영 비용이 급증하는 구조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높은 구리 가격이 단기 수익을 뒷받침할 수 있으나, 설비 유지와 대체 투자 비용이 늘면서 원가 부담이 큰 생산업체는 가격 변동기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간 생산량을 두고도 칠레 재무부는 약 7% 감소할 가능성을 경고한 반면, 국영 구리위원회 코칠코는 2.6% 감소한 527만 톤 수준을 전망해 당국 내에서도 회복 속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파급 영향과 전망


현지 조업 제동과 인허가 지연 문제가 단기간에 풀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가파른 생산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공급 둔화는 한국 비철금속 업계의 조달 단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전체 구리 원료인 정광의 약 30%를 칠레산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에스콘디다와 센티넬라 등 칠레 주요 광산은 한국 유일 구리 제련소인 LS MnM 등의 핵심 원료 도입처이다. 칠레발 공급 위축이 런던금속거래소(LME) 전기동 가격과 정련동 프리미엄 상승으로 연결될 경우, 전력선과 권선 등을 제조하는 LS전선과 구리 동전과 탄약을 만드는 풍산 등 가공 업계의 원재료 매입액 증가와 운전자본 부담이 점차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 관련 기업들은 특정 광산 중심의 수입선을 페루와 호주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변동성에 대응해 헤지 비중을 점검하고 제품 계약 내 원가 연동 장치를 보강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