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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주류 체인 특혜에 제동…FTC, 90년 만에 '가격 차별 금지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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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주류 체인 특혜에 제동…FTC, 90년 만에 '가격 차별 금지법' 적용

FTC, 1936년 로빈슨-패트먼법 수십 년 만에 적용…월마트·코스트코 특혜에 브레이크
서던 글레이저스 "법 위반 인정 안 해"…모니터링 제도로 6년간 이행 점검
중간선거 앞두고 배달 수수료·맞춤형 가격 조사 등 물가 감시 고삐
미국 뉴욕의 한 상점에 주류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의 한 상점에 주류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주류 유통업체 서던 글레이저스 와인 앤드 스피리츠가 대형 유통 체인에만 현저히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던 관행을 끊어내고 미국 26개 주에서 독립 소매점의 가격을 보호하기로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합의했다. 이번합의로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등 한국 주류, 식음료 기업의 현지 유통 전략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각) 서던 글레이저스가 법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향후 6년 동안 독립 감시인의 이행 점검을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1936년 제정된 로빈슨-패트먼법을 수십 년 만에 적용한 첫 사례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형 체인 우대 구조와 물가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책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90년 만에 뗀 가격 차별 칼날


FTC는 서던 글레이저스가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같은 대형 유통 체인에 인근 소형 독립 소매점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으로 주류를 공급하며 불공정 경쟁을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4년 소송을 제기했으며, 적용 근거로 1936년 대공황기에 제정된 로빈슨-패트먼법을 내세웠다. 서던 글레이저스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와인·증류주 3병 중 1병을 공급하는 2023년 기준 260억 달러(약 34조 9398억 원) 매출 규모의 독점적 유통 공룡이다.

이 법은 판매자가 경쟁상 피해를 초래하는 방식으로 구매자 간 가격을 차별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다만 운송비나 품질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는 합법적 예외로 인정한다. FTC가 이 법을 실제로 적용해 집행에 나선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소송은 리나 칸 전 FTC 위원장 재임 시절 위원회 표결에서 3 대 2로 승인됐다. 앤드루 퍼거슨 현 FTC 위원장은 당시 법 집행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6년 모니터링 조치와 서던 글레이저스의 반발


이번 합의에 따라 서던 글레이저스는 26개 주에서 대형 고객에게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제공할 경우 제재를 받는다. 합의 이행 여부는 별도로 지정되는 독립 감시인이 6년간 직접 점검한다.
대니얼 과르네라 FTC 경쟁국장은 소형 기업이 미국 경제와 삶의 방식에서 매우 귀중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불평등한 경쟁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형 체인 위주의 가격 특혜 구조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반면 바카디와 스미노프 등을 공급하는 서던 글레이저스의 앨런 그린스팬 최고법률책임자는 회사가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는 특정 사업 활동이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며 기존 가격 정책에 실질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주류 수출가의 재협상 리스크 받나


미국 FTC의 이번 집행 강화는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한국 주류 및 식음료 기업의 현지 유통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수출 기업들은 대형 마트와 중소형 한인·현지 리테일 샵 간의 공급 단가 격차를 재점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선 현지 도매 유통 파트너사들이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할인 가이드라인을 수정하면서 공급 계약 조건 재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소형 소매점의 가격 경쟁력이 일부 회복되어 유통 채널이 다변화될 수 있으로 유통 파트너사들이 운송비 및 물량 차이에 따른 법적 예외 조항을 활용할 경우 실제 가격 격차 완화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FTC 발표에 따르면 위원회는 소비자 오도를 막기 위해 식료품 및 음식 배달 수수료 금지 규칙을 검토하는 한편 개인 맞춤형 가격 책정 관행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던 글레이저스와의 합의 성과와 독립 감시인의 모니터링 결과는 향후 도매 유통 업계 전반으로 규제가 확대될지 결정하는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