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최근 벨기에 루벤대학병원의 발표에 따르면 NIPT로 아기의 혈액암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산모의 혈액에도 아기 DNA의 작은 조각이 들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임신 12주부터 어머니의 혈액에는 검사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양의 자녀의 DNA가 들어 있다.
현재 벨기에에서는 임산부의 약 90%가 이 검사를 받고 있다. NIPT 검사는 혈액 샘플에 의존하기 때문에 침습적인 다른 검사 방법과 관련된 유산의 위험이 없다.
NIPT는 또한 태아의 성별 식별, 염색체 상태 확인을 통한 다운증후군, 근이영양증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침습적 방법에 의존한 다른 임신 테스트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혈액암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은 지금까지 불가능한 일이었다.
루벤대학병원의 유전자 연구소(Center for Human Genetics)는 NIPT 테스트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았지만 산모의 혈액샘플을 통해 아기와 연결될 수 없는 DNA의 이상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 불규칙성이 임산부와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불규칙성은 곧 암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이상과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고 우선 산모의 암을 발견하는 데 유효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대개 산모는 임신 기간 중 메스꺼움과 복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증상은 암의 증상과도 일치하지만 산모들의 경우 이를 단순한 임신의 부작용으로 치부되곤 했다.
2018년 11월 이러한 연구결과는 암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데 유용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임산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암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태아의 유전자 이상이 혈액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검사 결과를 100% 신뢰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으나 적어도 그 가능성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벨기에 루벤대학병원은 유럽에서 가장 큰 대학병원이고, 특히 혈액종양내과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유럽은 물론 미국으로부터도 많은 환자들이 내원하는 병원이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