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부양책 소식에 따라 출렁거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에 비해 펠로시 의장의 생각이 훨씬 강하게 증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3.37포인트(0.40%) 오른 2만8308.7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20포인트(0.47%) 상승한 3443.12에 장을 각각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37.61포인트(0.33%) 오른 1만1516.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변동엔 펠로시 의장의 발언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20일은 펠로시 의장이 제시한 협상 타결 48시간이 종료되는 마감시한이었다. 대선 이전에 경기부양책을 의회가 승인하려면 48시간 이내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게 지난 19일 펠로시 의장의 ‘최후통첩’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양측이 가까워지고 있다” 합의 가능성을 낙관했다. 그러다가 “오늘은 합의해야 하는 날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도록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날이었다”고 협상 시한 연장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므누신 장관과 오후 3시에 53분 동안 전화통화를 한 뒤, 협상 기한을 연장됐음을 시사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 드루 해밀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같은 내용을 전한 뒤 “두 사람은 내일 다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화요일’(21일)을 마감시한으로 연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 정계를 쥐락펴락하는 실력자다. 이제는 뉴욕증시에도 영향을 강하게 미치고 있다. 대선을 전후에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힘들 갖고 있는 모양새다.
1940년생인 펠로시 의장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 하원의장이 된 최초의 사례다. 2007년 최초 여성 의장이 된 그는 2019년 또 다른 기록도 세웠다. 다시 의장에 재선되며 미국 58년만에 첫 재선 의장이 됐다.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30년 넘게 연방의사당을 지키고 있다. 5명의 자녀를 두고 엄마의 역할을 다했던 펠로시 의장이 선거에 출마한 때인 1987년은 막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였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