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유통업체가 마케팅을 하면서 쓴 표현이다. 하나같이 ‘천연’이나 ‘자연’을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계란 등을 거치며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가 확산되며 불안해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려는 노림수다. 전문가는 천연성분과 안전은 별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천연성분으로 만든 상품도 얼마든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천연'이라는 단어에 집착할 필요는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화학물질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롯데마트가 ‘천연 과즙 탄산음료’라고 소개한 오랑지나의 원재료 표시를 보면 정제수, 설탕, 오렌지농축액의 순서로 쓰여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원재료를 많이 사용한 순서대로 적도록 하고 있다. 오랑지나의 영양성분표에 따르면 420ml에 43g의 당류가 들어있는데, 이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43%에 해당하는 양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단 음료 소비를 줄여서 몸무게가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진호 서울대 약학과 교수는 “무엇인가가 인체에 유해한지의 여부는 그 속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의 양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라며 “천연성분이라고 좋고 화학성분이라고 나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탕수수를 짜서 만든 천연 설탕이라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당뇨병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