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신문은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잔인한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가치 하락과 거래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부채에 의존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MSCI의 EMEA(유럽·중동 및 아프리카) 실물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톰 리히는 "2023년이 매우 부진했고 이후 2024년 1분기부터 유럽 부동산 투자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 시대가 종료되면서 지속적이고 고통스러운 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거래가 여전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MSCI의 보고서는 지난주 미국의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발표된 이후 나온 것이다.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오피스 건물 가치는 2022년 고점 대비 평균 약 37% 하락했다. 주거 및 산업용 부동산 가격은 약 20% 정도 하락했다.
FT는 그나마 부채 없이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는 고액 순자산 투자자들이 최근 거래의 대부분을 주도해 왔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소규모 거래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MSCI는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런던이 "단연코 투자하기 가장 좋은 도시였다“고 밝혔다. 유럽의 다른 지역에 비해 영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더 빠르게 조정되면서 저렴한 가격의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리를 낮출 경우, 거래가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달에 기준 금리를 16년 만에 최고치인 5.25%에 동결했으나 6월에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나이트 프랭크의 런던 자본시장 책임자인 닉 브레이브룩은 사모펀드 그룹들이 패밀리 오피스를 따라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브레이브룩은 이에 따라 향후 6개월 동안 더 많은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