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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엔터 24] 올해 ‘빅시’ 패션쇼 취소…변화에 적응 못한 시대착오적 콘셉트에 대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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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엔터 24] 올해 ‘빅시’ 패션쇼 취소…변화에 적응 못한 시대착오적 콘셉트에 대한 반성?

사진은 '2018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2018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모습.


공식발표는 아직 없지만 매년 가을에 개최되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가 올해는 중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미의 다양성이 요구되는 이 시대에 플러스 사이즈나 트랜스젠더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바비인형과 같은 완벽한 보디를 가지는 모델 밖에 등장하지 않는 ‘빅시’의 패션쇼에 세상의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것을 꼽고 있다.
새롭게 ‘빅시 엔젤’이 된 바바라 팔빈. 충분히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역대 엔젤과 비교하면 살집이 좋다는 점에서 ‘빅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용이라고 화제가 되었다. 이후 바바라 팔빈처럼 건강한 체형의 모델이 ‘New 빅시 엔젤’에 가입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그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인지 빅시 모델 샤니나 셰이크가 “유감스럽게도 올해는 빅시 패션쇼가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The Daily Telegraph’지에 털어놨다. 그러면서 “평소 같으면 이맘때면 매년 쇼를 위해 다이어트를 했는데 왠지 이상한 기분”라고 말하며 ‘빅시 쇼’의 중단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23년 동안 연례행사로 꾸준하게 이어져왔던 쇼가 중단 된 이유는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며칠 전에도 전 ‘빅시 엔젤’이었던 칼리 클로스가 엔젤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세계의 젊은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한 잘못된 콘셉트를 발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라고 코멘트했다.

빅시의 치프 마케팅 오피서인 에드 라제크는 지난해 11월 트랜스젠더 모델을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묻자 “쇼는 42분간의 특별한 판타지다. 거기에 트랜스젠더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대답하면서 비난이 쇄도하기도 했다. 이런 사건도 포함해 이번 쇼의 전격적인 취소는 일단 여론을 ‘쿨 다운’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이다.

최근에 칼리와 같이 스스로의 영향력을 중시하는 모델들이 빅시 쇼에 출연하는 것 자체를 주저하는 케이스도 증가하고 있다. 이전 ‘빅시와 미의 다이버시티’를 테마로 쓴 기사에도 여러 가지 의견이 전해지면서 댓글이 쇄도하면서 뜨거웠다. 일각에서는 ‘빅시’라고 하는 대기업이 가지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놀라운 ‘빅시’의 쇼를 매년 기대하고 있던 사람들에겐 유감스러울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하지만 북미에서 올해 59점포의 폐점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빅시. 이러한 사실이 이 회사가 내세운 콘셉트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해 쇼가 중단된 뒤 어떤 방향으로 갈지 궁금하다. 미국을 상징하는 큰 기업이기 때문에 그것은 현재의 기업에 요구되는 자세뿐만 아니라 어쩌면 향후의 ‘미’의 기준까지도 바꾸어 가는 큰 사회적 무브먼트의 제일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