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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가격전쟁은 패착인가..."모두가 잃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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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가격전쟁은 패착인가..."모두가 잃는 게임"

콕스 오토모티브 "폐업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내려"
가격 내렸어도 시장 점유율 떨어지고 현금흐름 악화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문 닫는 기업이 아니고선 1년에 차 값을 20% 이상 낮춘 것을 본 적이 없다."

자동차 시장 리서치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마크 셔머는 테슬라의 올해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우려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12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올들어 자사 전기차 평균판매가를 약 25% 인하했다면서 이같은 급격한 가격인하 전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3 가격을 연초 4만8000달러에서 현재 4만4380달러로, 고급 세단 모델S 가격은 13만달러에서 9만6380달러로 인하했다.

문 닫는 업체가 아니고서야...


콕스 오토모티브의 셔머는 이같은 대규모 가격인하는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고서는 이런 대대적인 가격인하는 있을 수 없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경쟁 심화 속에 전기차 시장 입지가 좁아지자 자사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전쟁을 시작했다.

가격을 내려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이윤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라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박리다매 전략은 되레 테슬라에 부담이 되고 있다.

대대적인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연초 62%에서 현재 50%로 떨어졌다.

가격인하로 마진은 줄어들고 있다 3분기 마진율이 1년 전 25.1%에서 올해 17.9%로 쪼그라들었다.

현금 부족, 다시 고개드나


가격인하로 시장점유율을 사수하겠다는 머스크의 결정은 그러나 점점 재앙이 되고 있다.

테스라는 3분기 매출, 출하, 자유현금흐름(FCF) 모두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특히 FCF는 1년 전 34억달러에서 올 3분기 8억4800만달러로 급감했다.

마진율이 계속해서 하강해 테슬라가 결국 다시 현금부족에 시달릴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비용절감의 머스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 무색하게 테슬라의 비용절감 노력도 말로 그치고 있다.

3분기 자본지출은 지난해 18억달러에서 올해 24억달러로 크게 불어났다. 연중 최고 수준이었다.

가격이 계속해서 내려가는 와중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결국 테슬라는 또 한 번 현금부족, 파산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가격전쟁은 테슬라만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경쟁사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전쟁에 동참하면서 전기차 산업 전반이 심각한 출혈경쟁과 현금부족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같은 출혈경쟁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훨씬 비싸 수요가 대폭 늘어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평균 판매가가 지난해 6만5000달러에서 올 7월 5만3633달러로 떨어졌지만 평균 4만8451달러 수준인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싸다.

패착


테슬라의 가격전쟁은 단기적으로도, 또 장기적으로도 패착인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실제로 줄면서 단기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판명났고, 장기적으로도 전기차 업체 실적에 도움이 안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4만달러대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해도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존 장 마케팅 교수는 소비자들이 4만달러짜리 전기차에 익숙해지면 절대로 6만달러짜리 전기차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가격전쟁은 결국 지금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대신 미래 수천만달러 매출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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