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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酒류' 전쟁] 맥주에도 부는 제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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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酒류' 전쟁] 맥주에도 부는 제로 열풍

수제맥주업계도 무알콜·비알콜 맥주 선봬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수요 늘어

제주맥주가 프리미엄 논알콜 '제주누보'를 출시한다. 사진=제주맥주
제주맥주가 프리미엄 논알콜 '제주누보'를 출시한다. 사진=제주맥주

코로나19로 식품업계에 퍼진 제로 열풍이 주류 시장에도 불고 있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따라 알코올 함량이 적은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자 주류업계는 올여름 무알콜·비알콜 맥주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세법에 따라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인 무알콜·비알콜 맥주는 주류로 분류되지 않고 '비알코올성 성인 음료'에 해당한다.

무알콜 맥주의 경우 원료의 발효 과정 없이 맥주 향을 첨가한 제품으로 알코올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비알콜 맥주는 맥주와 같은 원료의 발효 과정을 거친 후 알코올과 향미 성분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 도수가 1% 미만인 제품이다.

무알콜·비알콜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자 수제맥주업계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수제맥주업체 제주맥주는 오는 18일 프리미엄 비알콜 맥주 '제주누보'를 330ml 캔으로 출시한다.

제주누보는 제조공정 끝 단계에서 알코올을 빼는 기존의 비알콜 맥주 제조방식과 달리 프리미엄 맥주 원료와 동일한 발효 공정을 거친 후 정밀한 효모 통제를 통해 알코올을 0.5%까지 채우는 방식으로 알코올 생성을 조절한다.

이에 오리지널 크래프트 맥주의 양조법을 따라 제주산 햇감귤피와 미국·유럽산 맥아를 사용해 맥주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린다는 차별점을 내세운다.

세븐브로이 또한 올 3분기에 무알콜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 제품인 강서, 한강 등 기존 에일 맥주를 '넌강서', '넌한강' 등으로 리뉴얼해 출시하는 방식이다.

칭따오 논알콜릭 500ml 캔(왼쪽부터), 호가든 제로 500ml 캔, 버드와이저 제로 500ml 캔. 사진=안희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칭따오 논알콜릭 500ml 캔(왼쪽부터), 호가든 제로 500ml 캔, 버드와이저 제로 500ml 캔. 사진=안희진 기자

수제맥주업계뿐 아니라 기존에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도 무알콜·비알콜 맥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는 지난해 10월 무알콜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350ml 캔을 리뉴얼한 데 이어 3분기에 클라우드 비알콜 맥주를 내놓을 예정이다.

칭따오는 지난 2020년 알코올 도수가 0.03%인 비알콜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 330ml 캔과 병을 출시하고, 지난달 500ml 캔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오비맥주는 올여름 비알콜 맥주 '카스 0.0'의 플래시몹 광고를 공개하며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더해 '호가든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등 수입 맥주 브랜드까지 알코올 도수가 0.05%인 비알콜 500ml 캔으로 선보였다.

이처럼 업계가 무알콜·비알콜 맥주의 제품군을 강화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올 초에 1회 이상 무알콜·비알콜 맥주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음료의 경우 지난 2012년 출시한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4월 기준 9000만캔에 달했으며, 올해 1분기 판매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4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칭따오 논알콜릭 330ml 캔과 병은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카스 0.0은 지난 2020년 출시된 후 5월까지 쿠팡을 포함한 온라인 채널 기준으로 600만캔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처럼 무알콜·비알콜 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저도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과 동시에 건강을 생각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즐기고 싶지만 건강을 생각해 제로 맥주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올해는 업소용 시장에서도 하이트제로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돼 이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건강 트렌드로 무알콜·비알콜 맥주에 대한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면서 "국내에서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무알콜·비알콜 맥주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의 경우 규모가 지난해 200억원으로 2014년 대비 147% 증가했다. 주류업계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가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