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래그는 철광석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이 부산물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쓰레기일 뿐이지만 재활용을 위한 별도의 공정을 거치면 생태계 조성, 시멘트, 비료 등 각종 분야의 적재적소 물질로 사용될 수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인공어초는 트리톤(Triton)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트리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으로 바다의 파도를 재우는 역할을 했다. 즉 인공어초를 통해 한국 바다의 생태계를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트리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트리톤을 활용한 해양생태계 복원 사업은 포스코의 기업시민(사회 가치와 경제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사업) 대표사업이다. 트리톤 설치는 양식물과 퇴적물을 통해 해저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 효과까지 겸하고 있다.
RIST 등 관련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트리톤이 설치된 바다숲 1헥타르(약 3025 평)당 연간 3~16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트리톤의 주재료인 슬래그는 해양생태계에 유용한 칼슘과 철 등의 미네랄 함량이 일반 골재보다 높아 해조류의 생장과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훼손된 해양생태계의 수산자원을 단기간에 회복시킬 뿐 아니라 서식생물의 종 다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슬래그 원료의 고비중, 고강도 특성으로 태풍이나 해일에도 파손되지 않고 철근을 사용하지 않아 해수 부식에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오랜 기간 동안 트리톤을 설치해 해양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왔기에, 지난해 10월 세계철강협회(WorlsSteel)에서 주관하는 제 11회 스틸 어워드(Steelie Awards)에서 지속가능경영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울릉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울릉도 바다의 갯녹음 현상과 수산자원 감소에 관심을 갖고 생태계 복원에 나서줘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