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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은 ‘휴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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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은 ‘휴화산’?

주주총회 앞두고 박철완 전 상무, 연이어 가처분 소송 제기…지난해 9월말 지분 8.53% 보유한 최대주주, 지난해 경영권 도전에선 ‘참패’ 올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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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휴화산’ 상태로 밖으로 분출되지 않았으나 언제든지 터질 것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25일 공시했습니다.
박 전 상무는 가처분 신청에서 제안한 별지1 기재 각 의안을 오는 3월 중 개최 예정인 2021 사업연도에 관한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의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청구했습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11일에는 금호석유화학이 3월 중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오씨아이(OCI)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발행 주식(보통주 17만1847주)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과 OCI가 지난해 말 체결한 자사주 스왑(교환)은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뤄진 만큼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박 전 상무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배당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회사 측에 발송한 바 있습니다.

박 전 상무의 행보는 3월 중 열리는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의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1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친의 20주기를 맞은 올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함께 세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지만 아직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선친을 뵐 면목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이어 “개인 최대 주주로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고 각계의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낸 주주제안에서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입니다. 지난해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해임됐습니다.

박 전 상무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금호석유화학 주식 8.5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현재의 금호석유화학 경영진과의 마찰로 해임된 바 있어 눈길을 끌게 되는 대목입니다.

박 전 상무는 그동안 금호석유화학의 핵심부서보다는 외곽인 고무해외영업 등을 주로 맡아왔는데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임원 인사에서 누락되면서 경영권에 도전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참패를 당하면서 임원에서 빠졌습니다.

박 전 상무와 대조적으로 박찬구 전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상무는 지난 2020년 7월 전무로 승진한데 지난해 6월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박찬구 전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상무는 구매재무담당 상무에서 지난해 전무로 직급을 높였습니다.

박찬구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와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이 별세하면서 2남, 3남, 4남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때론 심한 불화 속에 경영권 분쟁을 계속해 왔습니다. 박찬구 전 회장의 둘째 형인 박정구 회장은 제3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2002년 사망했습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0년 말 지분 10.00%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9월 지분 8.53%로 낮아졌습니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8월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 등 세 누나에게 각각 15만2400주씩 총 45만7200주를 증여하면서 지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분분포는 박찬구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약 15% 정도, 박 전 상무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10.3%로 박 전 상무 측의 지분이 다소 뒤처져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2월 9일 현재 6.67%를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의 비중은 약 20%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소액주주 비중은 약 61% 수준입니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공단과 외국인이 박찬구 전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올해에는 국민연금공단,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의 주가가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어 박철완 전 상무 측에서 회사의 문제로 제기했던 성장전략 부재에 대한 공격이 주주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