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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직매립 금지의 그늘… ‘자체 처리 불가’ 14곳, 쓰레기 비용 폭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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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직매립 금지의 그늘… ‘자체 처리 불가’ 14곳, 쓰레기 비용 폭탄 현실화

종량제 봉투값 인상 잇따라… 민간 소각업체에 끌려가는 경기도 행정
생활폐기물 배출과 소각장 입구. 자료=강영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생활폐기물 배출과 소각장 입구. 자료=강영한 기자
2026년 1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경기도 폐기물 행정의 민낯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14개 지자체는 여전히 자체 소각시설이 없거나 처리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자체 처리 불가’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지자체들은 민간 소각업체에 폐기물 처리를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주민 생활비와 지방재정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19일 경기도와 각 급 지자체 자료를 종합하면, 자체 소각 처리 능력이 부족한 곳은 고양·김포·파주를 비롯해 광명, 군포, 의왕, 과천, 하남, 구리, 오산, 동두천, 양평, 가평, 연천 등 14곳에 달한다. 이들 지자체는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폐기물을 도내외 민간 소각장으로 반출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공공 소각시설의 톤당 처리비가 평균 10만 원 안팎인 데 비해, 민간 소각업체 위탁 단가는 20만~25만 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민간 업체가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쥔 구조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연간 폐기물 처리 예산이 직매립 금지 이전보다 수십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담은 곧바로 주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 사이, 도내 여러 시·군이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검토 중이다. 지자체들은 “불가피한 처리 비용 증가”를 이유로 들지만, 결과적으로 공공 인프라 확충을 미뤄온 행정의 책임이 시민 생활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소각업체와의 계약 구조 역시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다수 지자체가 단기·수의계약 또는 처리 물량 보장형 계약을 맺고 있어 협상력이 극히 제한적이다. 계약 조건상 처리 단가 인상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대체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 계약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매립 금지의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준비였다고 지적한다. 한 환경정책 전문가는 “5년 이상의 유예 기간 동안 공공 소각시설 확보와 광역 처리 체계를 마련했어야 했다”며 “지금의 비용 폭증은 정책 실패가 아니라 준비 부족의 청구서”라고 평가했다.

직매립 금지 시행은 시작에 불과하다. 자체 처리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지자체가 늘어날수록 민간 의존도와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폐기물 행정이 ‘환경 정책’이 아닌 ‘비용 정책’으로 전락할지 여부는, 지금 이 시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