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회생법원 최종 승인으로 경영 정상화 ‘급물살’
권익위 중재·결손금 지급이 반전 카드
권익위 중재·결손금 지급이 반전 카드
이미지 확대보기포항과 울릉도를 연결하는 독보적인 해상 교통 대동맥이 오랜 경영 위기를 딛고 마침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공재적 성격이 짙은 연안여객선 산업에서 법정 회생 절차를 통해 경영 정상화의 길을 연 국내 첫 번째 선례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부산회생법원 제2부는 지난 23일 대저페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최종 인가 결정을 내렸다. 이번 인가는 채권단을 비롯한 관계인 집회에서 계획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데 이어, 채무자회생법상 규정된 법적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단순히 한 민간 기업의 생존을 넘어, 동해 섬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과 국가 해상교통망의 안정성 확보라는 공익적 측면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 및 과당 경쟁으로 멈춰 설 위기에 처했던 영토 동쪽 끝의 뱃길이 민·관·법원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극적으로 회생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속' 타이틀 무색했던 자금난…권익위 중재로 돌파구
대저페리는 울릉군이 추진한 대형 여객선 공모사업의 최종 낙찰자다.
지난 2023년 7월, 시속 90km 이상의 압도적인 속도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초쾌속 대형 여객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를 포항~울릉 노선에 투입하며 화려하게 출범했다. 취항 초기만 해도 도서 주민의 교통 복지 향상과 사계절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동일 항로 내 선사 간의 점유율 경쟁이 전례 없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지자체와의 운항결손금 정산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수개월간 장기화되면서 회사의 유동성은 바닥을 드러냈다.
결국 대저페리는 자금줄이 막히며 지난해 1월 부산회생법원에 문을 두드려야 했다. 영리 기업의 적자가 곧바로 지역 주민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던 시점이었다.
파국으로 치닫던 흐름을 바꾼 전환점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전격적인 중재였다. 권익위 주관 하에 열린 조정 테이블에서 울릉군과 대저페리는 극적인 합의점을 도출했다.
소급된 운항결손금을 우선 정산하고, 향후 지원 방식을 불확실성이 큰 '사후 정산'에서 예측 가능한 '연간 고정지원금' 형태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후 울릉군이 올해 2월 군의회 의결을 거쳐 밀린 결손금을 집행하면서 회사의 재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혔고, 이는 채권단과의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내며 회생계획 인가라는 최종 결실로 이어졌다.
도서 교통권 안착 및 사계절 관광 활성화 '청신호'
이번 인가 결정으로 가장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곳은 단연 울릉도 현지다.
포항~울릉 항로는 생필품 보급 등 물류 수송은 물론 의료·행정 서비스 이용을 위해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명선이다.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의 운항 체계가 안정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섬 주민들의 정주 여건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아울러 기상 악화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대형 초쾌속선의 전천후 운항은 경북도와 울릉군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사계절 관광 영토 확대’ 정책에도 핵심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저페리 관계자는 “국내 연안여객 업계 역사상 최초의 회생계획 인가 기업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승인된 회생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 더욱 철저한 안전 관리와 신뢰도 높은 운항 서비스를 통해 울릉 주민과 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한 발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성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n810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