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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세 이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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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세 이어지려나

중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세계 공급량 늘어 하락세
알파 리튬 직원이 2021년 8월 13일 아르헨티나 살타의 톨리야르 염전에서 일하고 있다. 2021년 8월 13일 찍은 사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알파 리튬 직원이 2021년 8월 13일 아르헨티나 살타의 톨리야르 염전에서 일하고 있다. 2021년 8월 13일 찍은 사진. 사진=로이터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락했다. 올해 중국 전기차 수요가 보조금 정책 폐지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리튬 등 배터리 금속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 금속 투자가 크게 늘어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록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배터리 금속 수요는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수요 하락과 공급 증가로 하락세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튬 및 니켈 채굴 기업들은 가격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더 정제된 제품을 생산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터리 원자재 공급은 서방 국가들이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공급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등의 조치로 경쟁이 더욱 심화되었다.

최근 광산 기업들은 호주·아르헨티나 및 브라질을 포함한 국가에서 새로운 리튬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새로운 광물이 계속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리튬 가격은 지난해 톤당 8만3506달러(약 1억1026만원)에서 이번 달 7만500달러(약 9309만원)로 13% 넘게 하락했다.

◇ 중국 리튬값 30% 급락


특히 세계 시장과 유리된 중국 리튬 시장은 하락폭이 훨씬 더 컸다. 중국 리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60만 위안(약 1억1300만원)을 유지하다가 점차 내려가 이달 24일 톤당 39만9800위안(약 7530만원) 수준까지 30%가량 하락했다.

3개월간 30% 가까이 떨어졌어도 리튬 가격은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아직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리튬 가격은 여전히 2년 전 수준의 8배 높은 수준"이라며 "생산 비용에 근접할 때까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자사 배터리를 80% 이상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적 협력관계의 전기차 기업에 탄산리튬 가격을 톤당 20만 위안(약 3770만원)의 가격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가격인하 전쟁을 선포했다. 이는 배터리 원가의 50%가 넘는 할인폭이다.

CATL이 이처럼 가격인하에 나선 만큼 중국의 여타 경쟁업체들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어 시장 혼란과 중국 리튬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CATL의 전체 배터리 구매량의 80% 이상을 CATL 제품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은 중국 전기차 기업인 니오·리샹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으로 이 제도가 한국 배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리튬 가격 약세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기업 미국 앨버말은 지난주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올해 전년 대비 40%(약 300만 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며 리튬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나다 스코샤뱅크 역시 "리튬 수요가 '초고성장'에서 '고성장'으로 완화된다 해도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앞으로 1년간 리튬 현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2024년 이후에는 공급 부족으로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니켈 시세도 18% 내려


리튬과 함께 필수 광물로 불리는 니켈 시세도 이달 톤당 2만5600달러(약 3370만원)로 올해 초 3만1200달러(약 4108만원)와 비교해 18%가량 떨어졌다. 니켈 가격은 중국 칭산 그룹의 니켈 공매도가 시장을 폭등하게 했던 지난해 3월의 톤당 4만8000달러(약 6338만원)의 가격과 비교했을 때 한참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망간 가격은 12월 이후 톤당 1445달러(약 19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가장 고가 광물인 코발트 가격은 1년도 채 안 돼 가격이 50% 이상 급락했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3월물 코발트 선물은 파운드당 17.1달러로 마감했다. 코발트 선물 가격이 지난해 5월 파운드당 40달러로 오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개월 만에 가격이 60%가량 하락한 것이다. 코발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자동차 업계의 '코발트 프리' 움직임 때문이다.

전기차 업체들은 최근 코발트, 니켈 없이 리튬, 인산, 철을 쓰는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고가인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배터리 가격이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30%지만 업계에서는 더 확대될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코발트 사용량은 지난해 60% 이상 급증했지만, 이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때문일 뿐 중장기적으로 코발트 사용 축소는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코발트 주요 공급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의 코발트 채굴에 인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코발트 사용 비중을 낮추는 쪽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 일시적 약세…반등 전망


올해 광물 가격의 하락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공급 증가로 인한 공급 과다 압력 때문이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폐지한 점도 광물 가격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전기차 판매 대수는 40만8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6.3%, 전월 대비 49.9%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 지급하던 보조금을 올해부터 전면 폐지했고,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던 차량 구매세 감면 조치도 종료했다.

테슬라는 올해 1, 2월에 차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이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가격을 일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가 차 가격을 인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배터리 가격의 하락이다. 배터리 원가는 전기차 원가의 40%에 달하기에 광물 가격 하락은 전기차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테슬라 외의 전기차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광물 가격의 변동은 일반적으로 3∼4개월 시차를 두고 양극재 판가에 반영된다. 광물 시세 하락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하락한 양극재의 판가가 전기차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