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이 핀란드에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는 없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핀란드는 러시아에 영토를 양도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생명을 잃었다"면서 "나는 그런 기회가 주어져선 안 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39~1940년 소련과의 겨울전쟁에서 다른 국가들이 핀란드를 돕지 않은 것은 "모욕적이고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크름반도를 포함,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모든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국제사회의 종전 협상 압박 움직임에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병참 분야 최고위급 책임자로 일명 '마리우폴의 도살자'로 불리는 미하일 미진체프 국방부 차관이 전격 해임됐으며, 그 자리에 알렉세이 쿠즈멘코프가 새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앞두고 병참 책임자를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받은 크림반도의 연료창고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 탱크 약 10개가 파괴되며 4만t의 석유가 손실되는 등 군수물자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최격전지 바흐무트를 맡아온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또 한차례 상부에 불만을 터뜨리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용병단이 극심한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탄약이 보충되지 않는다면 점령 시도를 위해 이미 수천명이 산화한, 전략적으로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이 도시에서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방사능 감시 체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핵무기나 더티밤(dirty bomb)의 방사능을 감지하고 공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우크라이나에 설치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핵 물질을 채운 무기로, 핵폭탄과 비교해 위력은 약하지만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청(NNSA)이 운영하는 원자력 전문가팀인 '핵 비상 지원팀'(NEST)이 방사능 센서 설치, 데이터 모니터링, 인력 교육 등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망이 구축되면 러시아가 핵무기나 더티밤을 사용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이른바 '거짓 깃발'(위장) 전술을 구사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핵폭발을 일으켰다고 러시아가 거짓 주장하더라도 센서망이 구축되면 미국이 자체 분석을 통해 러시아가 공격했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유류 저장고를 겨냥한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이며 반격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밝혔다.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에서 전날 발생한 유류 저장고 화재를 거론하면서 "병참 기지를 파괴한 것은 우리군의 반격을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후메뉴크 대변인은 "(유류 저장고 파괴는)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준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합병한 지역이며, 러시아 흑해 함대는 세바스토폴에 주둔하고 있다. 최근 세바스토폴을 겨냥해 고속 무인정과 드론 등을 활용한 공격 시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공격 주체임을 시인한 적은 거의 없다.
미국 연준의 FOMC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뉴욕증시 비트코인은 숨을 죽이고 있다.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암호 가상화폐도 FOMC 눈치를 보고 있다.
◇ 뉴욕증시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5월1일 = S&P 글로벌 제조업 PMI,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PMI, 건설지출,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 온 세미컨덕터, MGM 리조트 실적 발표
5월2일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일차) 공장재수주 JOLTs (구인·이직 보고서) 자동차 판매 화이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우버, 포드, 스타벅스, AMD 실적 발표
5월3일= ADP 고용보고서 S&P 글로벌 서비스업 PMI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 에너지정보청(EIA) 원유재고 5월 FOMC 정례회의 2일차, 기준금리 결정, 제롬 파월 기자회견 CVS헬스, 얌 브랜즈, 크래프트하인즈, 퀄컴, 질로우, 코스트코 실적
5월4일= 챌린저 감원보고서 생산성·단위노동비용(예비치)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 3월 무역수지 애플, 드롭박스, 코인베이스, 블록, 도어대시, 모더나, 코노코필립스, 파라마운트, 펠로톤, 쉐이크쉑, 로열캐러비언 실적
5월5일= 비농업부문 신규고용ㆍ실업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 리사 쿡 연준 이사 연설, 소비자신용,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실적
뉴욕증시에 따르면 한국 시간 4일 새벽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나온다. 5일에는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다. 뉴욕증시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0%를 웃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10%대이다. 한달 후인 6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60% 수준이다. 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도 20%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속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 등을 주시하며 소폭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2.00포인트(0.80%) 상승한 34,098.16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4.13포인트(0.83%) 오른 4,169.4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4.35포인트(0.69%) 상승한 12,226.58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 기업들의 실적과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 등이 이슈이다.
아마존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아마존의 주가는 4%가량 하락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웹서비스(AWS) 매출 증가율이 16%로 지난 분기의 20%에서 하락한 점이 전망에 대한 실적 우려를 높였다. 인텔의 주가는 분기 역대 최악의 순손실에도 4% 이상 올랐다. 업황이 바닥을 쳤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9.1%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20.9%를 기록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5포인트(7.34%) 하락한 15.78을 나타냈다. 미국 뉴욕증시를 움직인 주된 동력은 다시 높아지는 경기침체 우려도, 은행 위기 재발 공포도 아니다. 빅테크들이 내놓은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이 불안한 거시경제 전망 속에서도 조금이나마 증시를 위로 밀어 올린 힘으로 보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메가캡 기술기업들이 월가 전망치를 상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거나 향후 실적 전망을 상향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충격에 부진한 실적을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괜찮은 성적표를 확인한 뒤 빅테크들이 '포스트 팬데믹 숙취'의 최악 고비를 넘긴 것이라는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에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SVB와 뉴욕 시그너처 은행에 이어 지난달 불거진 은행 위기 사태로 미국에서 한 달여 만에 문을 닫는 세 번째 은행이다. 가상자산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다른 대형 은행들이 흔들리자 강세를 보였고, 최근에는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위기설이 불거지자 재차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은 이렇다 할 호재 없이 큰 시세 차익을 노리는 위험자산으로 꼽혔지만, 이젠 금융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자금이 몰리는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금이나 미국 국채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