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쌀 수출국 인도가 내년에도 쌀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쌀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유지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자국 내 쌀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쌀 수출제한 조치를 내년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낮은 가격과 충분한 비축량을 바탕으로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며 세계 1위 수출국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런 가운데 인도 정부는 특히 8억 명 이상의 자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식량 무료제공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식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5개 주 선거를 며칠 앞두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이 정책을 5년 연장했다. 특히 최근 인도 내 식량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이 정책이 더욱 중요해졌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뉴델리의 쌀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 18% 올랐으며, 밀은 이보다 11%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인도는 부스러진 쌀알(broken rice)과 비(非) 바스마티 쌀 수출을 금지하는 동시에, 쌀에 수출 관세를 부과하고 최저 가격 이하 수출을 금지하는 등의 수출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쌀 가격은 지난 8월 기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수입국 바이어들은 쌀 구매를 보류하기도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쌀 가격도 지난해 동기보다 24%나 올랐다.
B.V. 크리슈나 라오 인도 쌀수출협회장은 “모디 정부가 국내에서 적절한 공급을 보장하고 가격 상승을 진정시키기를 원한다”라며 “내년 선거 때까지 수출 제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기상 이변도 세계 쌀 시장 위축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최근 아시아 전역에 가뭄을 몰고 온 엘니뇨 현상으로 세계 쌀 비축량은 3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태국 정부도 가뭄으로 인해 2023∼2024시즌 쌀 생산량이 6%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도의 쌀 수확량 역시 예측하기 힘든 강우량으로 인해 쌀 생산이 4%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필리핀의 쌀 가격은 대통령 명령에 따른 가격상한제 시행에도 지난 9월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격 안정을 위해 쌀 수입을 늘리고 있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쌀 가격이 9월 한 달 동안 61%나 상승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