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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지하에 5조 톤 규모의 막대한 '천연 수소'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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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지하에 5조 톤 규모의 막대한 '천연 수소' 매장

독일 쾰른 인근 베셀링에 위치한 쉘의 라인란트 정유공장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세계 최초의 그린 수소 공장 중 하나인 '리파이네(REFHYNE)' 수소 전기 분해 공장의 일반적인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쾰른 인근 베셀링에 위치한 쉘의 라인란트 정유공장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세계 최초의 그린 수소 공장 중 하나인 '리파이네(REFHYNE)' 수소 전기 분해 공장의 일반적인 모습. 사진=로이터
인공 수소가 아니라 지구의 지하에 천연으로 생성되는 수소만으로도 인류가 필요한 수소 자원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공개된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에 총 5조 톤의 막대한 천연 수소가 매장되어 있으며, 이 중 몇 퍼센트만 회수해도 수백 년 동안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하이드로젠인사이트가 보도했다.
천연 수소란 지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수소 기체를 말하며, 그간 수조 톤의 양이 지구상에 매장되어 있다는 추정은 계속된 바 있다. 천연 수소는 화석연료와 달리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며, 증기 메탄 개질이나 전기 분해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수소 생산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수소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약 7천만 톤 정도로 대부분은 화석연료로부터 개질(Reforming)이나 가스화(Gasification) 과정을 통해 제조되는 회색 수소이며,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거나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블루 수소나 그린 수소는 적은 편이다.

수소는 철강과 금속 가공업, 전기ㆍ화학ㆍ제약 산업, 전력 발전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수송·산업·건물·발전 분야에 전기와 열을 생성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수소의 사용 분야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으며, 한국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화학(46%), 정유(43%), 금속(8%), 기타 (3%) 순으로 사용되었다.

천연 수소 발굴은 빌 게이츠가 후원하는 천연 수소 탐사업체 콜로마(Koloma)가 민간 금융에서 거의 25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여러 탐사 회사들이 천연 수소 자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지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수소가 대량으로 생성될 수가 있다고 믿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천연 수소가 철이 풍부한 광물이 지하수와 반응할 때 생성된다고 믿고 있다. 말리, 프랑스, 호주, 미국 등에서 발견한 사실이 보고되었으며, 알바니아에서 거의 순수한 천연 수소의 ‘거대한 샘’이 발견된 바 있다.

다만, 메탄과 같은 다른 가스와 혼합되어 분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분리와 정제의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대규모 상업적 생산 여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천연 수소를 개발해 활용하는 데는 천연 수소가 존재하는 지역을 정밀하게 탐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채굴하고, 압축하거나 액화하여 운송하고,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다. 또한, 품질과 순도를 측정하고, 환경적ㆍ경제적ㆍ사회적 영향을 평가하고, 규제와 표준을 수립하고, 투자와 협력을 유도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천연 수소가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다른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천연 수소가 에너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인 이점이 과장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6월 발표한 ‘청정 수소의 미래’ 보고서에서 천연 수소의 잠재성과 기회에 대해 언급했다. 생산 비용을 낮추고, 인프라 구축을 촉진하며, 수소 경제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0년 12월에 발표한 ‘청정 수소의 환경적 영향’ 보고서에서 천연 수소의 환경적 이점과 위험을 분석했다. 탄소 중립 에너지로서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개발과 활용에는 지역의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신중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탄소 중립을 위한 수소 경제의 확대에 따라 수소의 수요는 향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IEA는 전 세계 수소 수요가 2070년까지 현재의 일곱 배로 증가해 5.2억 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의 미래는 밝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