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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크레인 교체 계획…스파이에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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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크레인 교체 계획…스파이에 악용?

미국은 중국산 크레인이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양산심수항의 컨테이너 야적장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은 중국산 크레인이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양산심수항의 컨테이너 야적장 전경.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 주요 항구에 설치된 중국산 크레인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스파이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보고, 교체 등 본격적인 규제에 들어갔다.

미국은 중국산 크레인에 컨테이너 출발지와 도착지를 모두 추적할 수 있는 센서가 있어, 중국이 미국 군수물자나 무역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특히 중국이 원격으로 크레인을 조작하거나 고장을 유도해 미국의 항구 운영을 방해하거나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경계해 왔다.

중국산 크레인은 중국 국영기업인 ZPMC가 제조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중국 정부의 사이버 공격에 협력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 세계 항구에 설치되는 주요 크레인의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연평균 5.7%의 성장률로 1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산 점유율은 약 70%로 가장 높다.

중국산의 강점은 싼 가격, 빠른 납기, 맞춤형 제작, 고품질, 원격 제어 기능 등이다. 특히 ZPMC라는 중국 국영기업은 세계 최대의 항만 크레인 제조업체로, 일대일로 사업에서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산 크레인에 미국이 규제하는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들어가는지 확실히 조사된 바 없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산 크레인에 컨테이너 출처와 목적지를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가 장착돼 있으며, 이를 통해 군수 물품 운송 정보나 핵무기 관련 통신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크레인에 설치된 카메라도 미군의 장비와 요원의 이동 상황이나 활동 패턴을 포착하고, 중국이 해킹을 통해 통제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중국산 크레인을 잠재적 스파이 도구로 간주, 국내 화물 크레인 제조에 투자하고 중국산 크레인을 교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제조 크레인에 탑재된 첨단 소프트웨어를 통해 간첩 활동이 가능하다고 본 때문이다.

최근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 해커들의 국가 핵심 인프라 공격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군 고위 사령관도 중국이 미국 군대 컨테이너 물품 추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은 미국 항구에서 사용되는 중국산 크레인의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5년 동안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중국산을 대체할 화물 크레인 제조 지원 및 해양의 사이버 보안을 개선할 계획이다. 일본 기업인 미쓰이E&S 미국 자회사인 페이스코가 미국 내 크레인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당장 대체품을 생산하기 이전까지는 외국산 크레인에 디지털 보안에 대한 요구 사항을 의무화하고, 미국 항구 운영 컴퓨터 네트워크에 기본적 사이버 보안 표준을 설정하려고 한다. 해양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행정 명령과 해안경비대 지침을 발표하고, 해안경비대에게 사이버 위협으로 인지했거나 의심되는 선박의 이동을 통제하고, 항만 소유자나 운영자에게 사이버 보안 요구 사항을 부과하고, 사이버 위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국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 의회는 행정부의 이런 결정을 지지하고, 중국 공산당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라며, 중국산 크레인에 대한 보안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거나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예를 들면, 카를로스 기메네즈 의원(공화·플로리다)은 중국 공산당의 사이버 공격이 국내 및 글로벌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며, 크레인으로 인한 안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또한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연구원은 의회 증언에서 “중국의 군사 교리에는 항구와 공항을 포함해 적군을 이동시키는 시스템을 표적으로 삼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는 항구와 공항에 대한 공격 우선, 중국 기업의 중국 정부에 대한 법적 지원 의무, 장래 미국 군대 동원 방해 및 혼란을 조장할 경우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소설이라고 반박한다.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해 중국 기업을 억압하는 것으로 전 세계에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위협을 퍼뜨리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크레인을 불법 행위에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며,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부와 입법부 차원에서 이런 규제를 확정할 경우, 중국 기업의 미국 인프라 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 경쟁이 더 심화될 소지가 있다. 또한 미국의 동맹인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유사한 규제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국도 중국산 크레인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국내 전체 항만 크레인 800여 기 가운데 절반 정도가 중국산이며, ZPMC 제품이 대부분이다. 2023년부터 해양수산부는 부산항과 인천항 등 컨테이너 부두에 국산 크레인을 설치하고, 운영사를 선정할 때 국산 크레인 도입 계획이 있는 업체에는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국내산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이 워낙 저렴해 중국산을 모두 교체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안을 위해 중국산 크레인에 대한 위협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특히 주한미군 장비가 들어오는 항구 주변의 경우 미국이 미국 항구 수준으로 보안 규정 강화를 요구한다면, 조속한 크레인 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