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성장 둔화와 미·중 기술 갈등 심화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 가중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중국(홍콩 포함)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8% 급감했다. 이는 지난 1월 보고된 22.5% 감소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다.
비록 개별 기업의 수출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로서 이러한 감소 추세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중국 내에서도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중국은 한국 전체 기술 수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도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수출 둔화의 원인으로 기존 메모리 칩 가격 하락과 반도체 생산 기술 전환을 지목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 외에도, 삼성은 미국 시장에서도 경쟁 심화에 직면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는 엔비디아(Nvidia), AMD(Advanced Micro Devices), 브로드컴(Broadcom) 등 미국 칩 설계 업체들에게 인텔(Intel)의 공장을 운영할 합작회사 지분 참여를 제안했다.
TSMC의 제안에 따르면, 대만 칩메이커는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을 운영하되 50% 이상의 지분은 소유하지 않을 계획이다. TSMC는 잠재적 투자자들이 인텔 제조 시설의 고객이 되기를 원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TSMC의 제안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들은 전기차 제조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수요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획된 자본 지출을 수십억 달러 삭감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64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각 회사의 2024 회계연도 투자 계획은 전년 대비 총 2% 감소한 약 1271억 달러로, 5월 전망치보다 약 98억 달러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2024년 반도체 투자는 1% 감소한 약 361억 달러로,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전반적인 투자 축소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