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이자 마진에 부실대출 증가... 미중 갈등 심화로 상황 악화 우려
정부, 5000억 위안 특별국채 발행 계획... 금리인하 압력 커져
정부, 5000억 위안 특별국채 발행 계획... 금리인하 압력 커져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등 4대 국영은행은 2024년 사상 최저 수준의 이자 마진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지난해 각각 0.2%포인트 축소되어 1.4%에서 1.51% 사이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순이익은 2024년에 3,658억 위안(약 500억 달러)으로 간신히 증가했다. 류쥔 총재는 3월 말 연간 실적 발표에서 "이러한 낮은 NIM 환경이 대차대조표에 얼마나 큰 압박을 가하고 있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내수 감소는 기업들의 차입 욕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제 지원을 위해 은행들이 더 많은 신용을 확대하도록 장려하고 있어, 은행들은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해 있다.
무역전쟁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은 통화 완화 정책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이 금리 인하 및 기타 조치를 취할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치는 은행들의 수익성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부실대출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약 1조 3,2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미지급 대출은 약 10% 증가한 99조 9천억 위안을 기록해, 가치별 부실채권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부실 대출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에버그란데 그룹은 2023년 6월 말 기준 2조 3,900억 위안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2024년 1월 홍콩 법원은 회사에 청산을 명령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산이 위치한 중국 본토에서 부채 처리가 진행된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스미토모 미쓰이 DS 자산운용(홍콩)의 테츠지 사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무 불이행이나 파산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 기조가 확립되었고, 그 결과 부실 대출 비율이 억제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표면적 수치보다 실제 부실대출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는 광범위한 산업에 타격을 줄 위험이 있으며, 이는 은행의 수익과 부실대출 대처 능력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정부는 5000억 위안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 국유은행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우편저축은행은 3월 말 최대 5,200억 위안의 자본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자금은 부실대출 처리로 인한 손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들이 직접 상각을 통해 부실채권을 처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중국 자산관리회사들의 역량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신다 자산관리의 경우 지난해 손상차손으로 인해 순이익이 48% 급감한 3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러한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맞물리면서, 중국 은행들은 더욱 험난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