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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세대 전투기 설계에 딥시크 AI 활용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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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세대 전투기 설계에 딥시크 AI 활용 도입

선양 항공기 설계연구소 수석 디자이너 "새로운 접근법 제공"
항저우 기반 AI 업체, 비용효율적 모델로 미국 경쟁사에 도전
중국이 최첨단 전투기 개발에 자국산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최첨단 전투기 개발에 자국산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최첨단 전투기 개발에 자국산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선양 항공기 설계 연구소의 수석 디자이너 왕 융칭은 전투기 기술 개발에 딥시크(DeepSeek) AI 플랫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의 군용 항공기 개발은 최근 수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선양 항공기 설계 연구소는 중국 군사력 현대화의 핵심 기관으로, 중국 국영 항공산업공사(AVIC)의 중요 자회사이다. 이 연구소는 해군의 J-15 '플라잉 샤크'와 J-35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다목적 전투기 설계에 기여해왔다.

J-15는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용 전투기로, 러시아의 Su-33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나 중국은 독자적인 개량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J-35는 중국의 스텔스 기술을 집약한 5세대 전투기로, 미국의 F-35와 경쟁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60세의 왕 융칭 디자이너는 약 40년간 이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중국 군용기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는 이제 AI를 활용해 전투기 설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딥시크는 2023년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올해 초 비용 효율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출시해 전 세계 AI 커뮤니티에 주목받았다. 딥시크는 특히 OpenAI나 Anthropic 같은 미국 기업들의 AI 모델에 비해 훨씬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효율성으로 주목받았다.

딥시크는 중국의 국가 AI 전략에 부합하는 자국 기술로,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중국 정부와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딥시크의 AI 모델은 중국어 처리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중국의 기술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왕 디자이너는 "이 기술은 이미 유망한 응용 잠재력을 보여주었으며 미래의 항공우주 연구 개발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hatGPT와 딥시크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심층 연구를 수행하여 복잡한 문제 해결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군사적 활용은 단순히 전투기 설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왕 디자이너에 따르면, AI는 연구원들을 지루한 검토 작업에서 해방시켜 더 창의적이고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우며, "항공우주 연구의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현재 J-36과 J-50으로 알려진 6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세대 전투기는 유인기와 무인기의 협업, 인공지능 기반 자율 시스템, 극초음속 비행 능력, 향상된 스텔스 기술 등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전투기이다.

미국, 러시아, 영국 등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중국은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군사 분야 AI 활용 확대는 미국과의 기술 경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첨단 반도체 및 AI 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를 강화했으나, 중국은 딥시크와 같은 자체 AI 기술 개발을 통해 이러한 제한을 우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민간 기업, 학교, 병원부터 지방정부와 국방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딥시크와 같은 국산 AI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는 '군민융합' 전략의 일환으로, 민간 기술을 군사적으로 활용하고 군사 기술을 민간에 활용하는 양방향 접근법이다.

왕 디자이너는 다목적 변형과 공해 이중 기능을 갖춘 J-35의 새로운 버전에 대한 작업이 "계획대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 등 분쟁 지역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군사 분야 AI 활용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글로벌 안보 환경과 군사 기술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