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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날개 절단 수술'로 훈련기 부활...한·미 공조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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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날개 절단 수술'로 훈련기 부활...한·미 공조 빛났다

세계 최초 F-35 날개 분리·재장착 성공…정비 절차 새 지평
동체 착륙 손상 기체 재활용, 예산 6300만 달러 절감 효과
날개 제거 과정을 거치는 대한민국 공군 F-35A의 이미지. 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날개 제거 과정을 거치는 대한민국 공군 F-35A의 이미지. 사진=미 공군
새 충돌로 동체 착륙한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가 한·미 양국 협력으로 지상 훈련용 항공기로 부활했다고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과 디에이비에이셔니스트 등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F-35 역사상 처음 날개를 분리하고 재장착하는 기술이 적용돼 전 세계 F-35 정비 절차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공군의 F-35A는 지난 2022년 1월, 비행 중 새와 부딪혀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서산 기지에 동체 착륙했다. 이 사고로 동체, 엔진, 제어·항법 시스템 등 300여 개 부품이 심하게 손상됐다. 면밀한 평가 끝에 해당 기체는 비행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퇴역이 결정됐다.

그러나 양국은 전투기를 폐기하는 대신, 미 공군의 '프랑켄제트(Frankenjet)'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에 한·미 합동 F-35 프로그램 사무국(JPO)과 대한민국 공군은 해당 기체를 정비병 훈련용 지상 교보재로 쓰기로 결정했다. 프랑켄제트 프로젝트는 손상된 F-35 두 대를 한 대로 결합한 성공적인 수리 사례다.

◇ 세계 최초 F-35 날개 탈부착 성공


손상된 한국 F-35A를 훈련 도구로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운송 문제였다. F-35A의 넓은 날개 폭 때문에 도로 운송은 비용이 많이 들고 까다로웠다. 이에 한국군과 제작사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미 공군, 미 해군 등으로 구성된 합동팀은 F-35A 날개를 분리해 옮긴 뒤 목적지에서 다시 옮겼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주에 걸친 작업 끝에 날개 분리와 재장착에 성공하며, F-35 정비에 적용할 수 있는 새 절차를 확립했다. 이 경험은 공식 F-35 정비 매뉴얼에 반영돼 손상된 기체를 앞으로 더 쉽게 옮기고 수리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맷 트로든(Matt Trodden) 프로젝트 수석 엔지니어는 "이런 목적을 위해 F-35 날개를 분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면서도 "팀워크 덕분에 예정보다 빨리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날개 분리·재장착은 복잡한 배선과 구조물 해체 등 고난도 작업이 필요해 새 공구와 절차가 개발됐다. 이번 성공으로 심하게 손상된 5세대 전투기도 훈련용 등 2차 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경험은 F-35를 운용하는 나라의 전력 유지와 비용 절감, 운용 유연성 확대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유타주의 힐 미공군기지내 항공기 전투 손상 수리 훈련용으로 기증된 F-35A 노즈 부분이 이동식 정비장치 위에 올려져 있다. 사진=미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유타주의 힐 미공군기지내 항공기 전투 손상 수리 훈련용으로 기증된 F-35A 노즈 부분이 이동식 정비장치 위에 올려져 있다. 사진=미공군

◇ 미국 '프랑켄제트' 프로젝트의 성공 선례


올해 초 완성된 미 공군 '프랑켄제트'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사고로 손상된 F-35A 두 대(AF-27, AF-211)의 부품을 결합해 완전히 비행 가능한 기체로 복원한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2년 5개월, 1170만 달러 (약 163억 원)의 비용으로 완성돼 새 F-35A 구매 대비 6300만 달러(약 878억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해당 기체는 현재 제388 전투비행단(388th Fighter Wing) 소속으로 정상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미 협력과 혁신 기술 적용이 군용 항공기 정비에 새 가능성을 열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게 손상된 기체도 재활용하거나 재자원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F-35 프로그램과 전 세계 동맹국에 큰 비용 절감과 전력 유연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한국공군은 록히드마틴에서 총 40대의 F-35A를 구매했으며 현재 39대를 운용중이며 2023년 3월 추가로 20대를 약 29억 달러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F-35A는 스텔스 성능을 가진 데다 최고속도가 마하 1.6에 이르며 최대 8.1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어 유사시 가장 먼저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TEL)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목표 타격에 나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