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가 좋아" 연방기관 자동화 전면 추진, 세무감사·공항보안·항공관제 등 2만 5000명 AI로 교체 진행 중
효율성 높이기 vs 안전성 걱정 사이 정부 AI 확산 논란
효율성 높이기 vs 안전성 걱정 사이 정부 AI 확산 논란

이번 AI 확대 정책은 일론 머스크가 정부 효율부(DOGE)를 통해 내놓았던 생각이 구체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지난달 DOGE에서 물러났지만, 그가 내놓은 정부 자동화 구상은 트럼프 정부 안에서 본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달 종합적인 AI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국방·항공 분야 AI 활용 크게 늘어
미 국방부가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지리정보국(NGA) 프랭크 휘트워스 중장은 지난 5월 연설에서 핵심 AI 프로그램인 'NGA 메이븐'을 쓰는 군인과 민간인 수가 지난 1월 이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2만 5000명 이상의 미군 및 민간인이 NGA 메이븐을 활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5월 팔란티어가 주는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에 대한 계획 지출을 두 배 이상 늘려 7억 95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을 더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센서 자료를 분석해 병사들의 표적 찾기와 지휘관의 타격 승인을 돕는다.
연방항공청(FAA)도 AI 소프트웨어가 항공 교통 관제사를 안정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 시험 중이라고 기관 계획에 자세한 소식통이 익명을 조건으로 밝혔다. 항공 교통 관제소의 계속되는 인력 부족 때문에 이 기관의 AI 계획에는 "더 적은 인력을 위한 계획"이 들어간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 공항 보안·세무 감사 등 민간 서비스까지 퍼져
교통보안청(TSA)은 2022년부터 신분증을 확인하기 위한 얼굴 인식 카메라를 들여와 현재 전국 200개 이상 공항에서 쓰고 있다. 올해 연방 보고서에 따르면 TSA의 얼굴 인식 시스템은 시험한 모든 인구 통계학적 그룹에서 99%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TSA는 사전 체크인한 승객이 TSA 직원의 "가장 적은 도움이나 아예" 없이도 보안 검색대를 지날 수 있도록 하는 자동 키오스크도 시험 중이다. TSA 및 국토안보부와 함께 공항 여행객 심사 도구를 연구하는 계약업체 로레타아이오의 갈빈 위자야 대표는 "새 트럼프 정부는 AI 사업을 빠르게 해서 공항의 TSA 직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IRS)도 세무 감사 관리에 AI를 배치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이 사안에 자세한 소식통이 익명을 조건으로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재무부에 IT, 인사 등을 한 명씩 배치하고 AI가 모든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도 특허 출원을 검토해 타당성을 판단하는 특허 심사관의 업무 중 일부를 AI로 바꿀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고 기관 직원이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서 미국 최고 기술 책임자를 지낸 제니퍼 팔카는 '정부에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며 AI는 이를 더 빨리 완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 정신 건강 지원을 먼저 주는 데 쓰이는 점수 매기기 알고리즘 'REACH VET'를 운영하고 있다.
재향군인회가 AI를 써서 낭비 가능성이 있는 지출을 찾아내도록 압력을 가한 전직 DOGE 직원 사힐 라빙지아는 '나는 삶과 죽음의 임무를 인간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말하며 AI의 잠재력에 대한 최대한의 기대를 보였다.
보훈부 대변인 피트 카스페로비치는 이 프로그램이 2017년 시작된 이래 11만 7000명 이상의 위험에 처한 재향 군인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비영리 언론 단체인 풀러 프로젝트 조사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백인 남성, 특히 이혼하거나 사별한 남성에게 도움을 먼저 주는 편향을 보였다.
정부 기술 감시단은 트럼프 정부의 자동화 추진과 연방 정부 해고가 합쳐져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더 큰 역할을 줄 것이라고 걱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단체 민주주의와 기술 센터의 엘리자베스 레어드 소장은 "AI가 인간 전문가를 돕는 대신 연방 의사 결정을 이끈다면 결함 때문에 사람들이 부당하게 혜택을 빼앗기거나 공공 안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미국의 AI 우위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그의 정부는 정부를 간단하게 하고 미국 국민에게 더 효율적인 결과를 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도구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