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거품이 1990년대말 인터넷 거품 당시보다 심각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AI의 미래가 밝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현실화할 것이란 불안감 속에서도 뉴욕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AI 거품 붕괴론까지 나왔다.
고평가
슬록은 AI가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관련 종목들을 그 어떤 밸류에이션에서도 무턱대고 사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분석 노트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
슬록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주가수익배율(PER)이 1999년 닷컴거품 붕괴 직전 고점을 까마득하게 앞선다는 내부 데이터를 분석 노트에 첨부했다.
상위 10대 기업 대부분은 엔비디아,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AI 테마들이다.
한 바구니에 담긴 달걀
슬록은 투자자들이 AI 테마에 열광하면서 AI 종목들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를 분산하는 대신 한 줌도 안 되는 AI 테마주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AI 테마가 삐끗할 경우 주식 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
슬록은 S&P500 지수 시가총액의 약 40%가 10개 대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주식 시장 편식이 심각하다고지적했다.
그는 만약 S&P500 지수에 100달러를 투자한다고 하면 500개 서로 다른 종목에 노출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테마주들에 편중된 투자를 하는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속 불가능
슬록은 분석 노트에서 지금 초대형 기술주들과 S&P500 지수 전체의 밸류에이션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언젠가 꺼질 수밖에 없는 거품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S&P500 지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들이 다른 한 켠에서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BTIG도 최근 분석노트에서 슬록과 비슷한 경고를 내놨다.
BTIG는 지금의 시장 흐름을 ‘거품’이라고 진단하고 현재 고공행진하는 AI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BTIG가 집계하는 버즈(BUZZ) 차세대 AI 정서 지수는 지난 16주 동안 45% 폭등했고, 거래 물량은 200일 이동평균에 비해 29% 높았다.
이 지수는 개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AI 종목들로 구성됐다.
BTIG에 따르면 45% 폭등세, 29% 높은 거래량은 모두 기술주 투기붐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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