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주도 'LNG 캐나다' 프로젝트 첫 결실…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 1호 물량 인수
아시아 고가 시장 진출 본격화…캐나다 내수 안정·한국 공급선 다변화 '상생'
아시아 고가 시장 진출 본격화…캐나다 내수 안정·한국 공급선 다변화 '상생'

지난 1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포스트에 따르면 셸(Shell)이 용선한 LNG 운반선 '가스로그 글래스고'호는 지난 17일 오전 10시께 경남 통영의 LNG 도입 기지에 도착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운영하는 통영 LNG 터미널은 해마다 200척 이상의 LNG선이 입항하고 1400만 톤 이상의 기화 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국영 수입 기지다. 이 선박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맷에 위치한 LNG 캐나다 터미널에서 첫 선적 물량을 싣고 출항했다.
RBC 캐피털 마켓은 LNG 캐나다 터미널이 가동 이후 총 110억 입방피트(약 3억10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선적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가스로그 글래스고'호 외에 두 척의 유조선이 일본과 한국을 향해 이동 중이며, 페트로차이나 소속의 네 번째 유조선 '우당'호도 키티맷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5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지만, 2024년 기준 일일 평균 86억 입방피트에 이르는 천연가스 수출 물량 거의 전량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에만 보내왔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으로의 LNG 직수출은 미국보다 10년, 호주·카타르보다는 30년가량 늦은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캐나다가 시장 진출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우려를 낳았다.
◇ '헐값'의 캐나다 가스, 아시아선 '귀한 몸'
물론 캐나다 LNG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티맷 터미널은 최근 처리 장치의 기술 문제로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수주 안에 정상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2호기의 본격적인 가동은 2026년 상반기로 예상돼, 북미 지역의 가스 수요 약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같은 과제도 남아있다.
특히 캐나다 서부 지역의 기준 가격(AECO)은 현지 공급 과잉과 기반 시설 제약 탓에 1000입방피트(mcf)당 1달러를 밑돌아, LNG 수출로 가격 상승을 기대했던 현지 생산자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저가 상황은 오히려 LNG 캐나다 프로젝트 지분 참여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리라 보인다. 셸,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페트로차이나, 미쓰비시 상사, 한국가스공사 등은 저렴하게 현지 가스를 사들여 고가의 아시아 현물 시장에 판매함으로써 높은 마진을 거둘 수 있어서다. 실제로 아시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Japan-Korea-Marker)은 주요 공략 시장인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현재 미국 헨리허브 가격의 3~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 전문가 "공급망 병목 해소,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
앞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마티외 위팅 분석가는 "LNG 캐나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첫째, 프로젝트의 모든 지분 참여사들에게 이는 동아시아의 프리미엄 LNG 가격을 의미하며, 둘째, WCSB(캐나다 서부 퇴적 분지)의 병목 현상을 일부 완화하여 에이코(AECO) 벤치마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 캐나다의 1단계 사업이 완전히 구축되면 캐나다 서부에서 일일 약 20억 입방피트(bcf/d)의 천연가스를 수송하게 되며, 캐나다 내수 시장의 수급 균형과 가격 안정화에 점진적으로 기여하리라 보인다. 나아가 이번 첫 수출 성공은 장기적으로 캐나다 내 다른 LNG 프로젝트 승인 및 생산 확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