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27.5%→15% 인하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대안시장 개척 가속
일본車 7사, 엔저 덕분에 닛산 제외 모두 흑자 전망
일본車 7사, 엔저 덕분에 닛산 제외 모두 흑자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일본 자동차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측이 관세 인하에 합의한 지 56일 만에 이뤄진 조치다. 그러나 15%는 지난 봄까지 적용됐던 2.5%보다 여전히 6배 높은 수준이어서 일본 자동차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는 이전 분석에서 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7곳이 높은 관세로 인해 매월 약 1600억엔(약 1조1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관세 부담이 지속되면서 일본 업체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브라질 HPE Automotores에 생산을 위탁해 현지에서 제조한 차량을 아르헨티나 등 인근 국가로 수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쓰비시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는 일본에서 직접 수출하고 있어 관세 타격이 직접적이다.
미쓰비시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트라이튼 픽업트럭과 이클립스 크로스 SUV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지난 7월 4년 만에 최고 월간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근육질 디자인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미쓰비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라틴아메리카 시장과 잘 맞는다는 평가다.
마쓰다는 관세로 인해 저가 모델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소형차 수출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다. 마사히로 모로 마쓰다 사장은 "의도적으로 선적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마쓰다3 소형차는 960대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고, CX-30 소형 SUV 수출도 37% 줄어든 3970대를 기록했다. 대신 캐나다, 콜롬비아 등 다른 시장으로의 출하량은 늘어났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7곳 중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닛산을 제외한 6개 업체는 2025 회계연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는 달러당 약 145엔에 달하는 역사적 엔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SBI증권의 엔도 고지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전가하면서 미국 내 가격이 내년 봄까지 평균 10~15%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토요타 자동차는 10년 이상 특정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2024 회계연도 전 세계 판매 1027만대 중 미국 비중은 23%에 그쳤다. 토요타는 9월 3일 유럽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지역별 생산 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