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O, 세계 최초 스마트워치 상용화 성공…'차량용' 시장 선점 노린다
중국, LCD 복제 전략으로 '규모의 공세'…한국, 고부가 영역에 전략적 투자
중국, LCD 복제 전략으로 '규모의 공세'…한국, 고부가 영역에 전략적 투자
이미지 확대보기가장 눈에 띄는 징후는 대만의 AUO와 가민(Garmin)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가민 피닉스 8 프로(fēnix 8 Pro)'를 공동 출시한 것이다. 이 제품의 등장은 애플이 2024년 마이크로 LED 시계 프로젝트를 취소하며 드리웠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상업적인 마이크로 LED 기기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2029년 시장 1.17억 달러 성장
오늘날 마이크로 LED 생태계는 한국, 대만, 중국, 그리고 미국/유럽에 걸쳐 약 120개의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기술적 난제가 남아있지만, 양산과 비용 절감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AR(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이 두 가지 주요 고성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산업기술연구원(ITRI)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패널 생산 가치는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05%라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약 3200만 달러(약 470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시장은 2029년에는 11억70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최초 상용화' 주도
대만은 마이크로 LED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기술적으로 앞선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AUO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마이크로 LED 패널인 41.6인치 단일 패널을 제조할 수 있는 4.5세대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여러 모듈을 이어 붙여야 하는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공정이다. AUO는 또한 COC(Chip-on-Carrier), 대량 전사(Mass Transfer), 조립을 포괄하는 자체 칩-온-캐리어 라인을 개발하여 수직 통합 시스템을 완성함으로써 수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고 있다.
AUO의 룽탄 캠퍼스는 대형 TV, 웨어러블,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6년에는 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Afeela EV에 AUO의 마이크로 LED 미디어 바(Media Bar)가 탑재되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는 최초의 외부 자동차 디스플레이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대만의 가장 큰 강점은 LED 칩부터 패널 팹까지 완전히 통합된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실험실 혁신을 시장 상용화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중국, '규모의 경제'로 가격 압박
중국의 마이크로 LED 경쟁력은 거대한 내수 시장, 수많은 브랜드, 그리고 정부와 산업계의 대규모 투자에서 나온다. 패널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지출과 빠른 생산 능력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 보조금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모델은 LCD와 OLED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마이크로 LED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MLED 기술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TCL CSOT는 사난 옵토일렉트로닉스와 협력하여 TV, 웨어러블 등을 위한 마이크로 LED 시범 생산을 진행하는 칩웰스(Chipwealth)를 공동 설립했다. 중국 제조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마이크로 LED는 훨씬 더 빠르게 주류 소비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가격 책정과 채택 곡선을 재편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에 비해 수율 안정성, 생태계 통합 측면에서 격차가 있어, 고품질 양산이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 OLED 후 고부가 시장 정조준
한국은 OLED를 지배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 강국이다. 2025년 정부는 마이크로 LED, QD-LED 등에 484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여 자급자족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한국 제조사들은 OLED 투자 회수 전까지 마이크로 LED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대신, 목표 R&D와 파트너십을 통해 노하우를 꾸준히 축적하며, 마이크로 LED가 상업적 가능성에 도달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한국은 양산 속도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2026년부터 2030년까지 iLED 생태계가 성숙함에 따라 고급형 및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로 부상할 수 있다.
대만, 차세대 프리미엄 주도권 확보
LCD 시장의 쇠퇴와 OLED 시장의 한·중 기업 지배 심화 속에서, 대만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마이크로 LED를 결정적인 기회로 보고 있다. OLED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 틈새시장(Niche-use cases)을 포착하고 생산 경험을 쌓음으로써, 대만은 비용 절감, 수율 개선, 그리고 마이크로 LED를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대만 디스플레이 산업에게 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대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Editor’s Note]
마이크로 LED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디스플레이 강국들의 생존 전략이 걸린 전장입니다. 대만이 스마트워치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선점하며 '기술 우위'를 입증했다면,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밀어붙이며 가격 경쟁을 유발할 태세입니다. 한국은 기존 OLED의 투자 회수와 맞물려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으나, 결국 고부가 차량용 및 AR 시장에서 최강자로 재부상할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LED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먼저 고수율로 대량 생산에 성공하여 단가를 낮추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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