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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日 구마모토 2공장에 170억 달러 투자…당초 6·7나노→3나노로 전격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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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日 구마모토 2공장에 170억 달러 투자…당초 6·7나노→3나노로 전격 상향

다카이치 총리 만나 AI시대 초격차 공정 일본 이전 발표
대만 팹18 생산라인 재배치 관측...삼성 파운드리에 부담 가중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생산할 반도체를 당초 계획한 6·7나노미터(nm, 10억분의 1m)에서 3나노로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TSMC 웨이자잉 회장은 5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을 만나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사진=일본 총리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생산할 반도체를 당초 계획한 6·7나노미터(nm, 10억분의 1m)에서 3나노로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TSMC 웨이자잉 회장은 5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을 만나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사진=일본 총리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생산할 반도체를 당초 계획한 6·7나노미터(nm, 10억분의 1m)에서 3나노로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249100억 원)에 이르며, AI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 분야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동시에 일본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디지타임스가 5(현지시각) 보도했다.

총선 사흘 앞두고 터진 '170억 달러 선물'


TSMC 웨이자잉 회장은 5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을 만나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조나단 리 기업계획본부 부사장이 동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일본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전폭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발표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 일본은 오는 8일 중의원 선거 투표를 앞두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3일 중의원을 해산했고, "경제 회복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투표 사흘 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170억 달러 규모 투자를 끌어낸 것은 정치적으로 강력한 성과가 된다.

디지타임스 리서치 루크 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2028~2029년 구마모토 2공장이 양산에 들어갈 때쯤이면 주요 고객들은 이미 2나노 공정으로 옮겨간 뒤"라며 "TSMC가 대만 남부 팹183나노 생산 능력과 기존 주문을 일본으로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이전은 생산 능력 순증이 아니라 전략적 재배치"라며 "대만 모공장에서는 2나노와 A16 같은 차세대 공정에 집중할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인력 관리라는 10년 과제를 해결하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위기의 정치지도자에게 기술 승리 선물한 전략가


웨이 회장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대형 투자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사 지원을 놓고 충돌하며 국내 정치적 압박을 받던 시점, 백악관을 찾아 애리조나 공장 추가 투자 1000억 달러(1465800억 원)를 발표했다. 이로써 TSMC의 미국 투자 총액은 1650억 달러(2418900억 원)로 늘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의 대승"이라며 환영했고, TSMC는 백악관과 관계를 공고히 했다.

디지타임스는 "정치 지도자가 지정학적 긴장이나 선거 국면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미래를 규정하는 첨단기술 승리"라며 "웨이 회장은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든 일본 총리 관저에서든 그 타이밍을 정확히 포착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반도체 부흥 로드맵의 핵심축


TSMC의 일본 진출은 202111월 소니와 손잡고 JASM(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을 설립하며 시작됐다. 당시 공정은 22·28나노였다. 20224"전례 없는 속도"로 착공에 들어갔고, 지난해 21공장이 12·28나노 공정으로 정식 가동됐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소니와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등에 양산 공급을 시작했다.

이번 2공장의 3나노 업그레이드는 일본을 AI 최전선 국가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단계다. 요미우리신문은 "3나노 칩은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분야에 쓰이는데 현재 일본에는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이코스모증권 사이토 가즈요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만만으로는 생산 능력이 부족하고 미국은 시운전 단계"라며 "TSMC가 일본에서 더 빨리 양산 체제를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수천억엔 단위 설비투자가 추가로 필요한데 이는 장비 제조업체들에게 큰 기회"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에서 추진 중인 차세대 반도체 컨소시엄 라피더스의 2나노 양산 계획(2027년 시작 목표)TSMC의 구마모토 3나노 프로젝트가 서로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경쟁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 파급영향은


TSMC의 일본 3나노 공장 가동은 한국 반도체 산업, 특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9%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으나 안정적인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했다.

TSMC가 일본까지 최첨단 공정 생산 거점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TSMC3나노 생산능력이 2027년까지 완전히 예약된 상황이어서 삼성전자에는 대형 고객사 확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구글과 AMD 등과 2나노 기술 기반 AI 칩 대량생산 계약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서 일본은 1980년대 반도체 강국 지위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TSMC는 이 전략의 중심에서 기술 이전과 투자 확대를 통해 일본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중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