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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로더, ‘10억 벌금’ 쇼크… 뷰티업계 뒤흔든 ‘포에버 케미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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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로더, ‘10억 벌금’ 쇼크… 뷰티업계 뒤흔든 ‘포에버 케미컬’ 공포

캐나다 환경 당국, PFAS 성분 아이라이너 적발… 시정 명령 무시엔 ‘무관용’ 원칙
글로벌 공급망 ‘SNAc 리스트’ 비상… 사전 신고 누락 시 경영진 평판 리스크 직결
에스티로더 코스메틱스는 지난달 13일 온타리오 법원에서 캐나다 환경보호법(CEPA) 위반 혐의로 75만 달러(약 10억9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에스티로더 코스메틱스는 지난달 13일 온타리오 법원에서 캐나다 환경보호법(CEPA) 위반 혐의로 75만 달러(약 10억9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화장품 대기업 에스티로더가 캐나다에서 유해 화학물질 관리 법령 위반으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으며, 전 세계 수출 기업들에 성분 관리와 행정 준수에 대한 강력한 경고등을 켰다.

캐나다의 위험물 관리 및 환경 규제 전문 매체 해즈맷 매니지먼트(Hazmat Management)의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에스티로더 코스메틱스(Estée Lauder Cosmetics Ltd.)는 지난달 13일 온타리오 법원에서 캐나다 환경보호법(CEPA) 위반 혐의로 75만 달러(약 10억9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성분 검출을 넘어 정부의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행정적 과실이 기업에 얼마나 치명적인 재무적·도덕적 타격을 입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정부 시정 명령 가볍게 여긴 대가… 행정 소홀이 부른 징벌적 벌금


이번 사태는 지난 2023년 5월 캐나다 환경 및 기후변화부(ECCC) 집행관들이 실시한 정기 점검에서 비롯됐다. 당시 에스티로더의 아이라이너 제품군에서 ‘포에버 케미컬(Forever Chemicals)’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일종인 ‘퍼플루오로노닐 디메치콘’ 성분이 검출됐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이 엄중했던 이유는 단순히 성분 때문만이 아니다. 에스티로더는 해당 물질을 함유한 제품을 수입하면서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 ‘중대한 신규 활동(SNAc)’ 통보 의무를 저버렸다.

더욱이 지난 2023년 6월 8일 환경 당국이 내린 환경보호 준수 명령(EPCO)조차 적절히 따르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벌금 규모가 대폭 커졌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75만 달러의 벌금이 사실상 정부의 공권력을 경시한 태도에 대한 징벌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SNAc 명부’ 의 함정… 합법 물질도 용도 바뀌면 불법

이번 판결은 글로벌 환경 규제가 금지 물질 확인을 넘어 행정적 보고 체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지난해 2024년에도 그룹 마르셀(Groupe Marcelle Inc.)이 유사한 위반으로 50만 달러(약 7억3000만 원)의 벌금을 낸 바 있어, 캐나다 당국의 규제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준다.

환경 전문가들은 특히 ‘SNAc(Significant New Activity) 리스트’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특정 농도나 용도에 따라 신고 의무가 수시로 바뀌는 동적인 명부인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합법적으로 사용하던 성분이라도 새로운 제품군에 적용할 때는 사전 통보를 거쳐 위해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며 “이를 누락 하면 언제든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법원이 벌금 외에도 유죄 판결 사실을 주주들에게 공식 통보하라고 명령한 점은 환경 컴플라이언스가 이제 이사회의 핵심적인 경영 노릇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해외 공급망 인증 교차 검증 필수… 선제적 인벤토리 구축이 생존 열쇠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PFAS 퇴출 흐름이 거세지면서 우리 수출 기업들도 공급망 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해외 원료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준수 증명서에 의존하는 방식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국가마다 다른 SNAc 요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료의 화학물질 식별번호(CAS 번호)를 독자적으로 분석하고 검증하는 내부 시스템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준수 명령은 권고가 아닌 법적 의무이며, 초기 대응 비용보다 명령 불이행으로 인한 벌금이 훨씬 크다”라고 조언한다.

이번 에스티로더의 벌금은 환경피해기금(Environmental Damages Fund)으로 투입되며 해당 기업은 환경 위반자 명부에 등재되는 오명을 남겼다.

규제 발효 후의 사후 대응은 평판과 재무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대체 물질 탐색과 투명한 성분 공개를 통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trick2686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