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NRF 박람회 “최악의 불확실성 지났다” 낙관론 속 공급망 다변화 가속
미 가구당 구매력 2,000달러 감소에도 월마트·아마존 조달 물량 60% 여전히 ‘메이드 인 차이나’
미 가구당 구매력 2,000달러 감소에도 월마트·아마존 조달 물량 60% 여전히 ‘메이드 인 차이나’
이미지 확대보기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매 박람회 ‘전국 소매 연맹(NRF) 2026’에 참석한 4만 2,000여 명의 관계자들은 관세로 인한 극심한 혼란이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론과 함께, 여전히 견고한 중국의 제조 지배력을 확인했다.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미국 수석 경제학자는 “관세의 파괴적 영향은 2025년의 이야기였으며, 2026년에는 그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미 수입업자들이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공급망을 제3국으로 우회하거나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 ‘고양이와 쥐’ 게임이 된 공급망… 500억 달러 규모의 우회 수입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 가정의 평균 관세율은 18%까지 치솟았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미국 가계의 연간 구매력이 약 2,000달러(약 270만 원)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2025년 중국산 직접 수입액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급감하며 수치상으로는 ‘탈중국’이 가속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브루킹스 연구소와 골드만삭스는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원산지를 세탁해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 수출’ 경로를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중국의 멕시코 수출이 급증한 것과 동시에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이 늘어난 점은 이러한 환적 작업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꼽힌다.
◇ 월마트·아마존의 딜레마… 대체 불가능한 ‘세계의 공장’
물론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쿨(KÜHL)’은 중국 제조 비중을 70%에서 1%로 줄이고 인도, 방글라데시, 베트남으로 거점을 옮겼다. 타겟(Target) 역시 중국산 점유율을 20%까지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박람회에 참석한 한 컨설턴트는 “인도나 베트남으로 거점을 옮기더라도 핵심 부품과 원자재의 중국 의존은 피하기 어렵다”며 완벽한 탈중국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 소비의 나라 미국 vs 저축의 나라 중국… 엇갈린 경제 체질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지탱하는 가계 소비는 2026년에도 미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가구와 주방용품에 대한 관세를 일부 인하했으며, AI 투자 확대와 세금 환급 정책 등을 통해 소비 심리를 떠받치려 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19가지 소비 촉진 대책을 발표했으나, 국민들의 뿌리 깊은 저축 습관과 미흡한 사회안전망 탓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저축률은 현재 미국인의 8배에 달하며, 부동산 침체와 노후 불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예일대 연구진은 “미국은 지갑을 열게 하려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중국은 소매를 걷고 절약하던 국민들에게 소비를 강요하는 형국”이라고 양국의 상황을 대조했다.
결국 미 소매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중국의 압도적인 제조 역량을 포기할 수 없는 ‘위험한 동거’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잦은 회담이 관계에 불안한 안정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은 2026년 소매업계에 가장 큰 도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