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미국 전면전 확산에 '2Africa Pearls' 구간 불가항력 선언
홍해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지정학적 블랙홀' 전락… 글로벌 데이터 공급망 마비
메타, 중동 완전히 도려낸 5만km '프로젝트 워터워스' 가속… 디지털 패권의 축 이동
홍해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지정학적 블랙홀' 전락… 글로벌 데이터 공급망 마비
메타, 중동 완전히 도려낸 5만km '프로젝트 워터워스' 가속… 디지털 패권의 축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Kompas.com)의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메타(Meta)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중동 지역의 안전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프로젝트의 전략적 요충지인 '펄스(Pearls)' 구간 작업을 전격 연기했다.
30억 명의 인터넷 꿈 담은 4.5만km… '호르무즈의 덫'에 걸리다
이번에 공사가 중단된 구간은 걸프만 연안국들과 인도, 파키스탄을 잇는 '2Africa Pearls' 노선이다. 총연장 4만5000km에 달하는 2Africa 프로젝트의 완성을 알리는 마지막 퍼즐이었으나, 현재 프랑스 시공사 ASN(Alcatel Submarine Networks)은 해당 지역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공사 선박인 '일 드 바츠(Ile De Batz)'호는 사우디아라비아 담맘항 인근에 발이 묶였다.
이 프로젝트는 초당 180Tbps(테라비트)라는 경이로운 전송량을 통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을 하나로 묶으려던 야심 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해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교전 지역으로 변모하면서 '디지털 실크로드'의 꿈은 기로에 섰다.
특히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해저에 가라앉은 미폭발 병기(UXO)들은 설령 포화가 멈추더라도 공사 재개를 가로막는 장기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지우고 지구 한 바퀴… 메타의 '워터워스' 승부수
이번 사태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전략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메타는 이미 중동의 리스크가 '상수'가 되었다고 판단, 중동을 아예 거치지 않는 초강수 대안인 '프로젝트 워터워스(Project Waterworth)'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워터워스는 미국에서 출발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쳐 인도로 직접 연결되는 약 5만km의 초장거리 해저망이다. 분쟁 소지가 다분한 홍해나 남중국해를 피해 심해 7000m 아래에 케이블을 매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공사 지연에 따른 대처를 넘어, 지정학적 위험 지역을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디지털 디리스킹(De-risking)'의 서막으로 보인다.
한국 반도체·AI 산업에 드리운 그림자… 데이터 병목 현상 우려
데이터 인프라의 위기는 한국 경제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해저 광케이블은 국제 데이터 트래픽의 95% 이상을 처리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이 구간의 마비는 곧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 수요가 '중동 병목 현상'에 가로막힐 경우, 엔비디아나 삼성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 전송 경로가 불안정해지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가동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AI 반도체 수요의 일시적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냉정한 해석이 우세하다.
'안보가 곧 속도'… 글로벌 네트워크 프레임의 대전환
전문가들은 이제 글로벌 통신망의 가치가 '효율성'에서 '안보'로 이동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는 가장 짧고 저렴한 경로인 중동 노선이 선호되었으나, 이제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물리적 타격에서 자유로운 우회로 확보가 기업의 생존권이 됐다.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는 중동의 전후 복구 속도보다 빅테크 기업들의 '탈(脫)중동' 인프라 구축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Africa 프로젝트의 중단은 디지털 영토 확장 시대를 지나, 안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요새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