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 침몰 영상 1000만 뷰·중국 AI 여론전·이중 검열… 총성 없는 '정보 전쟁' 본격화
AI 생성 가짜 영상이 중국 플랫폼에서 하루 1000만 회 이상 소비…AI 조작 ‘가상 승리’ 확산
서방 싱크탱크, 중국이 이란 분쟁을 계기로 조직적 정보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
중국·러시아·이란, 플랫폼·알고리즘 결합한 정보전 가속
AI 생성 가짜 영상이 중국 플랫폼에서 하루 1000만 회 이상 소비…AI 조작 ‘가상 승리’ 확산
서방 싱크탱크, 중국이 이란 분쟁을 계기로 조직적 정보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
중국·러시아·이란, 플랫폼·알고리즘 결합한 정보전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군사력의 우열이 전황을 결정하던 시대가 저물고, 알고리즘이 여론을 설계하는 새로운 전쟁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다.
AI가 만든 '항모 침몰'…하루 만에 1000만 뷰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 도우인(Douyin)과 콰이쇼우(Kuaishou)에서는 이란군이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격침했다는 AI 생성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에포크타임스가 지난 2일 (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넘어섰다. 더 나아가 중국 국영 방송(CCTV) 앵커 얼굴을 AI로 합성한 딥페이크 앵커까지 등장해 허위 정보에 신뢰도를 인위적으로 높였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를 "이란의 거짓 메시지 기계의 일환"이라고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 플랫폼 내에서 해당 콘텐츠는 삭제되지 않았고, 오히려 추천 알고리즘을 타고 우선 노출됐다.
이 같은 AI 정보전은 세 단계의 증폭 구조를 거친다. 먼저 텍스트·영상 딥페이크로 가짜 콘텐츠를 생성하고, 플랫폼 알고리즘이 이를 확산시키며, 마지막으로 관영 매체가 간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인 양 굳어진다. 이 과정에서 최초 허위 정보의 출처는 묻히고, 결과적으로 조작된 서사만 남게 된다.
안방은 개방, 외부는 차단…구조적 이중잣대로 설계된 여론 지형
중국 내 정보 환경은 구조적으로 비대칭이다. 정보전의 본질은 정확성이 아니라 속도이며, 검증은 항상 확산보다 늦다. 중국 당국은 이란 국영 매체와 정부 기관이 도우인과 웨이보에 공식 계정을 개설해 반미 콘텐츠를 게재하는 것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주중 이란 대사관의 도우인 팔로워는 130만 명, 웨이보 팔로워는 58만 명을 넘었다.
반면 X(옛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 등 서방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중국 내에서 완전히 차단된 상태다. 이란의 주장을 반박하는 정보나 교차 검증 자료가 중국 이용자들에게 닿을 통로 자체가 막혀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2일 보도에서 "중국 공산당이 웨이보의 이란 관련 게시물 폭증을 사실상 방치하며 반미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에포크타임스는 파룬궁 계열 미국 매체로 대중(對中) 비판 성향이 강한 만큼, 이 주장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민주주의 수호 재단(FDD) 등 복수의 서방 기관 분석과 교차 확인이 필요하다.
전장은 미군 우세…온라인은 '가상 승리' 연출에 사활
실제 군사 전황과 온라인 여론전 사이의 괴리는 극명하다. 미 중부사령부 발표에 따르면 개전 첫 주 미군은 이란 해군 함정 30척 이상을 격파했으며, CENTCOM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90%, 드론 공격이 83%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 상황과 관련해서는 아야톨라 하메네이 사망설과 후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중태설이 일부 서방 매체를 통해 보도됐으나, 이란 측의 공식 확인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군사적 열세에도 중국이 정보전에 자원을 쏟는 배경에 대해, 민주주의 수호 재단 연구진은 "중국이 이란 정권 생존에 집착하는 이유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일대일로' 인프라 투자 손실을 막고, 미국의 전략적 시선을 중동에 묶어두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란이 붕괴하면 중국-이란 간 석유·인프라 물물교환 네트워크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내부 문서로 알려진 '5대 교훈'에는 이번 이란 전쟁을 내부 결속과 국방비 증액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미국을 실존적 위협으로 묘사해 시진핑 주석의 강군화 정책을 정당화하려는 전략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지전, 러시아·이란도 수행…중국만의 현상 아니다
인지전은 중국만의 전술이 아니다. 러시아 인터넷연구소(Internet Research Agency)는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이후 SNS 여론 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역시 자체 온라인 여론전 조직을 운영하며 중동 역내 서사를 주도해왔다.
미국 또한 심리전(PSYOP) 부대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통해 정보 환경에 개입한다는 점은 공개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인지전이 현대 분쟁의 표준 전술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특정 국가만을 겨냥한 접근은 오히려 대응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특정 국가 비판이 아니라 가짜 뉴스를 생산·확산시키는 구조 자체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다.
한국, 법제는 갖췄지만 실행력이 관건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AI로 조작된 항공모함 침몰 영상 한 편이 전장의 실체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에게 미국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심는 데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 역시 이 같은 정보전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실제로 주한 중국·러시아 연계 계정들이 국내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외교·안보 사안에 관한 여론을 조직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는 정황이 국가정보원과 학계 연구를 통해 간헐적으로 보고됐다.
한국은 제도적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다. AI 생성 콘텐츠의 투명성 문제는 올해 법제화됐다. 2026년 1월 22일 시행에 들어간 인공지능 기본법(AI 기본법)은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영상·음성에 AI 생성물임을 알리는 식별 표시, 즉 워터마크 부착을 의무화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가 AI 콘텐츠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를 마련해야 하며, 미표시 콘텐츠 유통 방지 의무도 함께 부과됐다.
외국 국가 행위자의 조직적 정보전에 대한 대응 체계도 정비 중이다. 정부의 범부처 정보보호 종합대책에 따라 국가정보원이 사이버 안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국정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간 해외 서버 기반 불법·조작 정보에 대한 신속 차단 협력 체계가 상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제도가 마련됐다고 해서 대응이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AI 기본법의 워터마크 의무가 해외 플랫폼과 외국 국가 행위자에게까지 실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국정원-방심위 협력 체계가 정보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지가 향후 핵심 과제다. 정보의 생산 속도가 검증 속도를 압도하는 구조 아래에서는 제도만큼이나 언론의 팩트체크 역량과 독자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준이 방패가 된다.
군사력의 승패와 별개로, AI가 만들어낸 '인지의 전장'에서는 진실 자체가 가장 먼저 희생된다. 전장에서 총성이 멈춘 뒤에도 알고리즘은 계속 작동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뉴욕증시 주간전망] 이란 전쟁 속 FOMC 의사록·3월 CPI에 촉각](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40503383005612be84d8767411822112019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