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깜짝 성장에 연간 전망치 상향…5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 가시화
유가 급등에 폴리에스터 공급가 20% 인상 압박…공급망 관리가 향후 관건
유가 급등에 폴리에스터 공급가 20% 인상 압박…공급망 관리가 향후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지정학적 불안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가운데,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이 '가성비' 소비 트렌드를 등에 업고 다시 한번 실적 신기록을 경신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자들이 실용적인 라이프웨어로 선회하는 흐름을 정확히 공략한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Reuters)이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한 실적 자료와 본지의 글로벌 유통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유니클로는 북미와 유럽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5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시장 예상치 17% 상회…'어닝 서프라이즈' 이끈 북미·유럽의 저력
패스트리테일링이 발표한 지난 2월까지의 2분기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은 1898억 엔(약 1조 7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 급증한 수치이며,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616억 엔을 무려 17%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깜짝 실적’의 배경에는 철저한 시장 다변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유니클로는 최대 해외 시장인 중국 의존도가 높았으나, 최근 중국의 소비 침체가 길어지자 북미와 유럽을 향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뉴욕과 런던 등 주요 거점 도시의 플래그십 스토어 수익성이 궤도에 오르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일본 내 외국인 관광객의 보복 소비까지 더해지며 안팎으로 견고한 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현 상황을 반영해 패스트리테일링은 연간 영업이익 가이드라인(전망치)을 기존 6500억 엔에서 7000억 엔(약 6조 52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유니클로의 시장 지배력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동 분쟁발 원가 압박…폴리에스터 섬유 가격 20% 인상 변수
거침없는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공급망을 둘러싼 대외적 위험 요소는 여전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의류 원재료비와 물류비용이 동시에 꿈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쟁사인 H&M과 영국의 코옵(Co-op)이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가격 인상과 소비 위축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성명을 통해 "현재 중동 상황에 따른 일부 시장의 운송비 상승분 등을 실적 전망에 반영했다"라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홍해 물류 대란이 길어질 경우, 저가 정책을 고수해 온 유니클로의 마진 구조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나이 다다시의 '세계 1위' 승부수…탈중국·공급망 다각화가 성패 갈라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유니클로를 세계 1위 패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에 집중된 공급망을 재편하고, 중국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인도와 동남아시아 생산 거점을 강화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니클로의 이번 실적 발표를 글로벌 유통 시장의 지각변동 신호로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유니클로가 단순한 저가 브랜드를 넘어 기술력을 갖춘 '라이프웨어'라는 독보적인 카테고리를 구축했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유니클로의 성패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인 공정 효율화로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5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이라는 대기록을 앞둔 유니클로가 공급망 쇼크라는 파고를 넘고 글로벌 패션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