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결정적 한 수'… 납기·검증 다 잡았다

글로벌이코노믹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결정적 한 수'… 납기·검증 다 잡았다

1만 4000km 장거리 항해 성공… NATO 상호운용성 우려 상당 부분 해소
60조 CPSP 수주 시 한국 몫 최소 20조 원 추정… 영업이익률 10% 안팎 기대
개념 설계 머문 독일 TKMS 대비 '즉시 배치' 무기… VLS 설계 변경이 막판 분기점
대한민국 해군의 3000t급 독자 설계 잠수함 도산안창호함(KSS-III)이 1만 4000km에 이르는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며 한국형 잠수함의 대양 작전 수행 능력을 실전에서 증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해군의 3000t급 독자 설계 잠수함 도산안창호함(KSS-III)이 1만 4000km에 이르는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며 한국형 잠수함의 대양 작전 수행 능력을 실전에서 증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한민국 해군의 3000t급 독자 설계 잠수함 도산안창호함(KSS-III)14000km에 이르는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며 한국형 잠수함의 대양 작전 수행 능력을 실전에서 증명했다. 이번 항해는 단순한 장거리 기동을 넘어 서방 안보 동맹의 핵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술 데이터 링크와의 상호운용성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기술적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방산 시장의 이목이 약 600억 캐나다 달러(한화 약 65조 원) 규모의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 최종 쇼트리스트 대결로 쏠리는 이유다.

KSS-III vs 경쟁 기종 핵심 지표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KSS-III vs 경쟁 기종 핵심 지표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실제 기항으로 기술 우려 해소… 일본 다이게이급은 사실상 이탈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25일 진해 해군기지를 출발해 괌과 하와이를 거쳐 이달 23일 캐나다 에스콰이몰트 기지에 도착했다. 한국형 잠수함 역사상 최장거리 항해다. 현지 해군 관계자들은 KSS-III의 뛰어난 정숙성과 거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국형 디젤 잠수함의 상품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가장 큰 소득은 핵심 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덜어낸 점이다. 지난 18일 수행한 연합 C4I 통신 훈련에서 도산안창호함은 전시 암호 통신망을 통해 캐나다 태평양해군사령부와 교신하며 NATO 전술 데이터 링크와의 호환성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

이번 실물 기항은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8월 한화오션(KSS-III Batch-II)과 독일·노르웨이 연합의 TKMS(Type 212CD)로 후보를 압축한 상황에서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지탱하는 강력한 펀더멘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제 적용하며 경쟁자로 꼽혔던 일본의 다이게이급은 해외 수출 실적 부재와 엄격한 방산 수출 규제라는 정치적 제약에 가로막혀 쇼트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택이 임박한 가운데 도산안창호함은 실전 배치 및 운용 검증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앞선 검증된 플랫폼'임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60조 수주 시 한국 몫 최소 20조 원… 'VLS 제거'가 흥행 분기점


KSS-III Batch-II는 고장력강 HY-100 선체에 탄성 마운트와 음향무반향 코팅을 적용해 최상의 스텔스성을 자랑한다. 동력원 역시 연료전지 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해 수중 잠항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14000km에 달하는 태평양 횡단은 보급과 정비 없이 잠항해야 하는 디젤 잠수함에 극한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난도 여정이다. 이 장거리 항해 성공은 한화오션 잠수함의 엔진 신뢰성과 장기 잠항 능력을 입증한 결과다. 특히 광대한 영해와 북극해를 동시 관할하며 대양 작전 능력이 절실한 캐나다 해군에게 KSS-III의 검증된 항속거리와 안정성은 CPSP 수주전의 가장 강력한 해답이 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주목할 대목은 대규모 수주에 따른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변화다. 65조 원 규모의 이번 프로젝트에서 대당 건조 비용과 후속 군수지원(ILS)을 고려할 때 한국이 사업을 따내면 최소 30~40% 수준인 19~26조 원의 수주 잔고 확보가 가능하다. 방산업계가 추정하는 잠수함 건조 사업의 통상 영업이익률이 8~12% 범위임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이익 기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10셀의 수직발사관(VLS)과 현무-4-4 잠대지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은 정찰과 영해 초계를 주로 수행하는 캐나다 해군 작전 요구 조건(ROC)을 과도하게 초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해 방어에 초점을 맞춘 캐나다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VLS를 과감히 제거하고 그 공간에 정찰·감시 자산을 확대하는 맞춤형 설계 변경 여부가 수주 성패를 가를 핵심 협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독일 Type 212CD는 북극해의 빙판 직접 부상에 강점이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 방산 전반에 불거진 생산 병목 현상 탓에 인도 지연 리스크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 캐나다 국방부로서는 '북극해 특화 성능''확실한 납기' 사이의 저울질이 불가피하다.

2035년 초도 인도 약속, 대규모 현지 오프셋으로 표심 공략


한국 방산이 내세우는 최대 무기는 신뢰할 수 있는 납기와 파격적인 경제적 혜택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계약 성사 시 오는 2035년까지 초도함 4척을 적기 인도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노후화된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조기 퇴역을 돕고 유지보수 비용 10억 캐나다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지 표심과 산업계를 겨냥한 파격적인 산업 협력(오프셋) 카드도 꺼내 들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 방산 기업인 CAE, MDA 스페이스 등 70여 개 파트너사와의 기술 동맹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한화 북극·방산 혁신센터(HADIC)' 설립을 제안했다.

여기에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APMA)와 손잡고 현지 강철과 알루미늄을 조달해 장갑 차량을 전량 캐나다에서 생산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차기 캐나다 총선 일정을 앞두고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두는 현지 정계와 표심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수주전 향방을 가를 3가지 지표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의 최종 승자와 국내 방산 기업의 장기 수주 모멘텀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향후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VLS 제거를 포함한 캐나다 맞춤형 설계 반영 여부다. 캐나다 해군의 작전 요구 조건에 맞춰 공격용 수직발사관을 정찰 자산으로 전환하는 기술 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독일 TKMS의 유럽 내 공급망 병목 현상 지속 추이다. 독일의 건조 지연 리스크가 장기화할수록 한국 방산 특유의 신뢰성 높은 납기 경쟁력이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한다.

셋째, 캐나다 총선 일정과 오프셋 딜의 정식 계약 연계 시점이다. 현지 정치 지형 변화와 맞물려 APMA 등 경제단체와 약속한 현지 생산 비율이 구체적인 법적 구속력을 갖추는지 확인해야 한다.

도산안창호함의 성공적인 태평양 횡단은 한국의 해양 방산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계기다. 안보 분야 전문가는 "전통의 방산 강국인 독일의 아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한국 잠수함의 과도한 종심 타격 능력을 캐나다 맞춤형 전략적 호환성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며 "약속된 납기 준수 능력과 로컬 공급망 활성화 카드를 정교하게 결합한다면 65조 원 규모의 대형 수주 모멘텀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