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매출 233% 폭발… 낸드 ‘천수답 굴레’ 벗기는 AI 동맹의 힘
장기 계약으로 57조 선점… 메모리 ‘치킨게임’ 끝내고 ‘수익성 게임’ 진입
장기 계약으로 57조 선점… 메모리 ‘치킨게임’ 끝내고 ‘수익성 게임’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오랜 난제였던 ‘낸드플래시 잔혹사’가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우군을 만나 종지부를 찍고 있다. 단순히 수요가 회복되는 차원을 넘어, 공급자가 가격과 공급량을 주도하는 ‘고부가가치 전략 자산’으로 낸드의 위상이 완전히 격상되는 양상이다.
1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DIGITIMES) 보도에 따르면, 샌디스크(SanDisk)는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59억 5000만 달러(약 8조 7700억 원), 총이익률 78.4%라는 기록적인 성적표를 내놨다. 이는 낸드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조차 경탄할 만한 ‘꿈의 수익성’으로,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지형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AI가 밀어 올린 eSSD 황금기… 삼성·SK ‘실적 랠리’ 예고탄
샌디스크의 기록적 깜짝 실적를 견인한 핵심 엔진은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해당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33% 수직 상승한 14억 7000만 달러(약 2조 1600억 원)에 달했다.
“널뛰기 가격은 끝났다”… 57조 원 규모 ‘장기 공급’의 승부수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샌디스크가 도입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NBM)’이다. 샌디스크는 고객사들과 총 5건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메모리 특유의 ‘풍랑 주기(Cycle)’를 정면 돌파했다.
단 3건의 계약으로만 약 420억 달러(약 61조 9500억 원)의 매출을 확보했으며, 11억 달러(약 1조 6200억 원) 이상의 지급 보증금을 선제적으로 받았다.
그간 메모리 산업은 수요가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폭락하는 ‘천수답’ 구조에 시달려왔다. 샌디스크는 이를 ‘부식성 강한 사이클’이라 규정하고, 고객사로부터 장기 확약과 재무적 보증을 받아내는 전략을 취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향하는 ‘수익성 중심 경영’과 궤를 같이하며, 업계 전체가 출혈 경쟁인 ‘치킨게임’을 끝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 모델’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피크 아웃’ 우려와 한국 기업의 과제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분석가는 eSSD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며, 향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전통적인 낸드 업계의 과잉 공급 본능이 통제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는 공격적인 공정 전환을 앞둔 우리 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투자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3가지 관전 포인트
첫째, 샌디스크발(發) 낸드 르네상스가 우리 계좌에 수익으로 직결되려면 아래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둘째, 빅테크의 서버 투자 유지 여부다. 구글·MS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가 꺾이지 않아야 eSSD 랠리가 지속된다.
셋째, 공급의 질적 변화다. 설비 증설이 아닌 ‘단수 높이기(노드 전환)’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는지 확인해야 마진을 지킬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장기 계약 비중: 삼성과 SK가 샌디스크처럼 장기 공급 비중을 높여 실적 변동성을 얼마나 줄이는지가 주가 재평가(Re-rating)의 핵심이다.
샌디스크의 성과는 낸드가 더 이상 흔한 소모품이 아닌 AI 시대의 ‘전략 자산’임을 입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이 흐름을 타고 낸드 산업을 ‘예측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탈바꿈시킨다면, 메모리 반도체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