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MS·엔비디아 등 상위 7개 기업이 상승분 독식…IT 버블 수준 양극화
팩트셋 "AI CAPEX 속도 조절론 속 헬스케어·금융·유틸리티 반등 국면"
팩트셋 "AI CAPEX 속도 조절론 속 헬스케어·금융·유틸리티 반등 국면"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나, 시장 내부에서는 소수 거대 기술주가 지수를 왜곡하는 역대급 주가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의 지수 상승은 대세 상승장이기보다 1999년 정보기술(IT) 버블 직전의 과열 양상과 닮았다는 경고가 나온다.
배런스(Barron's)가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한 반도체·데이터센터 편중 장세의 한계와 그간 외면받았던 3대 전통 섹터의 투자 가치를 심층 분석한다.
11% 지수 상승의 함정…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속도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0% 올랐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조사한 결과, S&P 500 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283개에 그쳤으며 나머지 220개 기업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리서치기관 트리바리에이트 연구소가 최근 3개월간 S&P 500 지수 수익률을 웃돈 종목 비중을 집계해보니 전체의 33.3%에 불과했다. 지수 상승의 겉모습과 달리 대다수 기업이 하락 조정을 겪는 착시 랠리인 셈이다.
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속도다. 반도체·AI 관련주의 주가수익성장비율(PEG)과 EV/EBITDA 등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가 역사적 상단에 근접한 가운데,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이 둔화되는 순간 가치평가 확장이 멈추며 자금 회전이 시작될 수 있다. 자금 유입이 정점에 도달하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이익 성장 동력을 갖추었으면서도 주가가 저평가된 3대 소외 섹터에 주목할 시점이다.
밸류에이션 17배 헬스케어, 실적 호전 이끄는 비만치료제
첫 번째 반등 후보는 올해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던 헬스케어다.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ETF(XLV)'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7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S&P 500 지수의 평균 PER인 21배와 비교하면 19%나 할인된 가격이다. 지난 5년간 이 섹터의 평균 할인율이 14%였음을 고려하면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월가 분석가들은 헬스케어 섹터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말부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적 호전의 핵심 추진력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시장이다. 일라이 릴리(LLY)가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암젠(AMGN)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세하며 연평균 5.5%의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낸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은 고령층의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가입 급증에 힘입어 실적 회복 국면을 맞이했다.
다만 GLP-1 시장은 경쟁 심화에 따른 약가 인하 압력과 보험 커버리지 확대 여부가 변수이며, 민간 의료보험사의 의료비 지출 비율(MCR) 상승 통제 여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14배 금융주와 데이터센터 수요 흡수하는 유틸리티
금융과 유틸리티 섹터 역시 강력한 대안이다.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금융 셀렉트 섹터 SPDR ETF(XLF)'의 선행 PER은 14.5배에 불과하다. 금융주는 단순 저평가 상태를 넘어 상업용 부동산(CRE) 익스포저와 사모신용(Private Credit) 부실 위험, 그리고 금리 피크아웃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우려 등 '크레딧 리스크 프리미엄'이 선반영된 가격이다.
그러나 향후 금리 인하 국면에 본격 진입할 경우 투자은행(IB)과 자본시장 부문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기회가 열린다. JP모건체이스(JPM), 골드만삭스(GS) 등 대형 기관들로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어 리스크가 완충되는 구조 속에서, AI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더해져 연간 11.0% 수준의 EPS 성장이 무난할 전망이다.
올해 고작 1% 상승에 그친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SPDR ETF(XLU)'는 AI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수적인 전력 수요 확장을 그대로 흡수하는 직접적 수혜주다. AI 수요는 반도체 기업의 '사이클'이지만, 전력은 '구조적 수요'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이 ETF의 최대 보유 종목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E), 서던 컴퍼니(SO), 듀크 에너지(DUK)의 베타 수치는 모두 1.0 미만이다. 주가 변동성이 전체 시장보다 작아 리스크가 낮으며, 데이터센터 운영사들과 체결한 장기 고정 계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방어 자산이다. 다만 정부의 전기요금 규제 기조와 대규모 전력망 투자에 따른 단기 비용 부담은 수익성의 제한 요인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 액션 플랜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의 과도한 빅테크 편중을 낮추고, 아래 3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 방어와 실적 성장을 겸비한 소외 섹터로 자금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MS·아마존·구글의 분기 CAPEX 가이던스를 지켜봐야 한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집행 속도가 둔화되며 정점에 도달하는 시점을 관측할 가치가 있다.
둘째, 비만치료제 유통량과 제약사 영업이익률도 봐야 한다. 헬스케어 실적을 주도하는 GLP-1 관련 기업의 분기별 판매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
셋째, 미국 전력망 확충 관련 규제 완화 속도도 중요하다. 유틸리티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핵심 정책 지표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의 극단적인 주가 양극화는 기업 펀더멘털의 격차라기보다 자금 쏠림이 만든 일시적 왜곡"이라며 "AI 거품론과 차익 실현 압박이 커질 때마다 실적 성장세가 증명된 헬스케어와 유틸리티 섹터가 가장 안전한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결국 시장의 초점은 'AI 성장'이 아니라 'AI 투자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