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PER 17배 vs 아마존 27배…골드만 "글로벌 펀드, 중국 비중 1.2% 불과"
CXMT 6조 1000억원 IPO 코앞…삼성·SK하이닉스, 중국 메모리 굴기에 경고등
CXMT 6조 1000억원 IPO 코앞…삼성·SK하이닉스, 중국 메모리 굴기에 경고등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중국 AI 관련 대형 기술주들이 미국 동종 기업 대비 현저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며,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한 뒤 접근하면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보다 37% 싼 알리바바…월가 "AI 글로벌 승자"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에바 리 중화권 주식 부문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AI 분야 선도 기업들이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에 있다며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고 밝혔다.
실제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알리바바(9988.HK)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다. 클라우드와 전자상거래를 비슷하게 영위하는 아마존의 27배에 비하면 37% 낮다.
아마존의 63% 값에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알리바바를 글로벌 AI 승자로 본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자체 AI 모델 '치엔원(Qwen)'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통합하고 앞으로 수년간 클라우드 인프라에 500억 달러(약 75조 7550억원)를 쏟아붓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 구글처럼 자체 AI 칩도 직접 설계한다.
알리바바의 2026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위안(약 224조원)을 넘어서며 클라우드·AI 부문이 38% 성장하는 기세를 보였다.
텐센트와 바이두도 저평가 대열에 합류한다. 12억 명이 쓰는 위챗(WeChat) 앱을 통해 결제·배달·택시 호출을 AI 에이전트로 통합하는 텐센트의 선행 PER은 13배다.
골드만삭스의 앨빈 소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WSJ에 "중국은 미국과 다른 사이클에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생성형 AI 붐이 2022년 챗GPT 출시와 함께 불붙었다면, 중국 시장은 지난해 초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규모 언어 모델을 공개하면서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AI 관련 시가총액의 10%를 차지하는데도, 글로벌 뮤추얼 펀드 매니저들이 전체 기술주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AI 주식에 배분하는 비중은 1.2%에 그친다.
CXMT 6조 1000억원 IPO 승인, 삼성·SK하이닉스 긴장시키다
중국 AI 투자 물결에서 눈을 떼기 어려운 변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하이 증권거래소 스타마켓 상장 승인을 받았다.
조달 목표 금액은 295억 위안(약 6조 6130억원)으로, 2019년 스타마켓 개설 이후 두 번째 규모의 기업공개(IPO)다. 상장 후 예상 이익 기준 시가총액은 1조 위안(약 22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XMT는 이미 범용 D램 기준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4위 메모리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8%로 1년 전(3%)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KB증권은 CXMT 상장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 53만원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D램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현재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 과점 체제일 때보다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 함정, 저평가를 한순간에 뒤집는다
저평가의 매력과 지정학 리스크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미 국방부는 이달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에 근거해 중국 군사 지원 기업 명단을 갱신하면서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BYD 등 약 188개 기업을 포함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국 내 사업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알리바바 등 해당 기업들은 중국군과 무관하다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미국인이 직접 매수할 수 없는 종목도 있다.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들은 글로벌 투자자 접근이 열려 있고, 알리바바는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예탁증서(ADR) 형태로도 거래된다. 상하이·선전 상장 종목은 홍콩 브로커를 통한 후강퉁·선강퉁 채널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중국 AI 주식 안에서도 이미 거품 조짐이 뚜렷한 종목은 가려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오픈AI·앤스로픽과 경쟁하는 대형 언어 모델 개발사 즈푸(Zhipu)는 홍콩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상장 초 대비 9배 뛰었다.
엔비디아에 대항하는 AI칩 설계사 캠브리콘(Cambricon, 688256.SS)은 선행 PER이 128배로 엔비디아(23배)의 5배 이상이다. 주가도 1년 새 세 배로 치솟았다.
앨빈 소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이미 미국 AI 대형주에 집중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중국 주식은 차별화된 분산 수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