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도기 명가 TOTO, 향후 5년간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부품에 800억 엔 투자
도자기 굽는 기술 응용해 만든 '정전척', AI 호황 타고 본업 제치고 전사 영업이익 50% 이상 견인
아지노모토(조미료)·가오(세제) 등 일본 전통 제조업, 낡은 껍질 깨고 '반도체 생태계'로 수익 구조 재편
도자기 굽는 기술 응용해 만든 '정전척', AI 호황 타고 본업 제치고 전사 영업이익 50% 이상 견인
아지노모토(조미료)·가오(세제) 등 일본 전통 제조업, 낡은 껍질 깨고 '반도체 생태계'로 수익 구조 재편
이미지 확대보기도자기 기술로 '1나노' 한계 도전… 800억 엔 쏟아붓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TOTO는 향후 5년(2030년 3월기까지)에 걸쳐 반도체 제조 장비용 부품 사업에 총 800억 엔(약 7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투자의 핵심 타깃은 현재 주력인 2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넘어, 차세대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1나노대' 시스템 반도체(로직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이를 위해 가나가와현 연구개발(R&D) 거점에서 초미세 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선행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 능력도 대폭 확충한다. 현재 풀가동 중인 후쿠오카현 부젠시와 오이타현 나카쓰시 공장에 최신 설비를 도입하고, 부젠 공장 내에는 2027년 1月 완공を 목표로 새로운 소성(불에 굽는 공정) 시설을 짓고 있다. 회사는 이번 투자로도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신규 공장 건설까지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만년 적자 사업이 '황금알'로… 영업이익의 절반 책임져
TOTO가 반도체 부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생도기를 만들며 축적한 고도의 '소성(세라믹 가공 및 굽기) 기술'을 응용해 반도체 웨이퍼를 정밀하게 고정하는 장치인 '정전척(Electrostatic Chuck)' 개발에 나선 것이다. TOTO의 정전척은 고순도 세라믹을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나며, 미립자 형태의 세라믹을 직접 분사해 코팅하는 독자적인 'AD 공법'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진 만년 적자에도 뚝심 있게 버텨온 이 사업은 2020년 무렵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TOTO의 반도체 관련 부품을 담당하는 '신영역 사업' 부문은 2026년 3월기(2025회계연도) 기준 매출액 674억 엔(전년 대비 34% 증가), 영업이익 289억 엔(42% 증가)을 기록했다. 놀라운 점은 이 부문의 매출 비중이 전사의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본업인 주택 설비(위생도기 등) 부문을 훌쩍 뛰어넘어 회사 전체 이익의 50% 이상을 쓸어 담는 절대적인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아지노모토·가오·유니티카… 반도체로 돈 버는 '전통의 기업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 5112억 달러(약 2100조 원)에 이르며 사상 최초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내에서도 대만 TSMC가 구마모토에 AI 반도체 공장을 짓고, 라피더스가 홋카이도에서 최첨단 양산을 준비하는 등 생태계 팽창이 가속화하고 있다.
섬유 명가였던 '유니티카'는 의류용 섬유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전자 기판용 유리섬유 사업으로 눈을 돌려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다. 조미료 회사인 '아지노모토'의 반도체 절연 필름(ABF), 생활용품 기업 '가오'의 나노급 반도체 세정제, 문구 업체 '사쿠라크레파스'의 품질 관리용 특수 마커 등 산업의 경계를 허문 기술 융합이 일본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굳건히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