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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은 남서유럽, 무기 찾는 동유럽…나토 '방위비 5%' 이행 격차에 韓 방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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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은 남서유럽, 무기 찾는 동유럽…나토 '방위비 5%' 이행 격차에 韓 방산 시험대

뤼터 사무총장, 'NATO 3.0' 규정…유럽·캐나다 중심 방위 책임 및 생산 확대 선언
헤이그 합의 5% 목표 앞두고 발트 등 조기 달성군 대 남서유럽 이행 지체 대비
유럽 방위 환경의 권역별 격차 심화 속 한국 방위산업 시장 접근법 재편 필요
유럽의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유럽의회 시청각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의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유럽의회 시청각서비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이하 나토)가 냉전 이후 최대 체제 전환인 'NATO 3.0'을 공식화했으나 동맹 내부의 방위비 지출 격차는 가시화되고 있다.

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9월 16일(현지시각) 영국 디칠리 재단 강연을 통해 각 회원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지출 목표에 대한 이행을 촉구했으나, 전선 인접국과 남서유럽 간 군비 증강 속도 차이는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러시아와 맞닿은 동유럽 국가들이 즉각적인 무기 도입을 서두르는 반면 남서유럽 주요국은 재정 한계로 지체되는 상황이라 한국 방위산업 시장의 진입 환경도 권역별로 재편되고 있다.

미국 안보 의존 탈피…유럽 독자 무장 앞세운 동유럽의 질주


나토가 선언한 'NATO 3.0'의 핵심은 유럽과 캐나다가 자체 재원을 늘리고 군사장비 생산 기지를 직접 재건하는 데 있다. 2025년 헤이그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32개 동맹국은 2035년까지 핵심 국방비 3.5%와 안보 연관 인프라 지출 1.5%를 더해 국내총생산의 총 5%를 방위에 투입해야 한다.

러시아의 직접 위협에 노출된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5% 목표를 향해 빠른 속도로 군비를 확장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는 2026년부터 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지출을 5% 이상으로 편성하며 동맹 내에서 가장 앞서 나갔다. 폴란드와 라트비아는 2027년, 독일은 2029년, 덴마크·스웨덴·튀르키예는 2030년을 목표로 조기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4.68%까지 확대하며 최전선 방어력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재정난에 발목 잡힌 남서유럽과 소극 대응 나선 동맹국


동유럽의 군비 증강과 달리 남서유럽 국가들은 심각한 재정 적자와 부채 압박으로 지체되고 있다.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는 2026년 기준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안팎에 머무르며 추가 지출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고, 영국을 포함한 16개 동맹국 역시 2035년까지 목표 달성을 약속했으나 예산 조달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공개하지 못했다.

안보 위협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남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증액에 소극적인 움직임도 감지된다. 체코는 2026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약 1.7%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며, 슬로바키아 역시 추가 증액 필요성에 선을 긋는 기류다. 슬로베니아와 스페인은 자체적으로 지출 상한선을 설정해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 인접 여부에 따라 나토 동맹 내부의 우선순위와 속도 차이가 점차 벌어지는 흐름이다.

유럽 방위 환경 재편과 한국 방산에 던져진 과제


유럽 대륙의 독자 무장 기조와 권역별 재정 격차는 방위산업 조달 환경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역내 방산 육성, 공동 조달 규범이 확정·강화되는 국면에서, 비나토 국가산 완제품 직수출에 대한 제도적 진입 장벽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미군 주둔 규모가 유지되거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전개될 경우 유럽 전반의 군비 증액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나토 방위비 재편은 차기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각국이 제출할 재원 계획의 실행력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최전선 국가들의 긴급 전력 보강에 힘입어 유럽 수출을 넓혀온 한국 방산업계 역시 단순 완제품 공급을 넘어 현지 기업과의 기술 제휴, 라이선스 생산, 정비·보수(MRO) 거점 합작 등 현지 밀착형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시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