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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겪는 EU 핵심광물 프로젝트, 40% 자금 미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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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겪는 EU 핵심광물 프로젝트, 40% 자금 미확보

선정된 60개 프로젝트 중 23곳 자금난… 佛 1호 추진사 파산
미 400억 달러 대비 17억 유로 불과… 집행 효율성도 저하
유럽 역내 가공망 표류 장기화 조짐… 한국 배터리 업계 부담
유럽 핵심광물 공급망의 자금 난항과 중단 그래픽. 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핵심광물 공급망의 자금 난항과 중단 그래픽. 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

유럽연합 핵심광물 전략 프로젝트 가운데 첫 리튬 정제소 추진 기업이 지난 3월 파산한 데 이어, 전체 프로젝트의 40%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외교 전문 매체 모던디플로머시는 17일(현지시각) 유럽 감사원 평가와 해외개발연구소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유럽연합 핵심원자재법에 직접 지원 조항이 없어 자원이 분산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한국 배터리 업계는 유럽 역내 가공 인프라 구축 지연에 따른 원자재 조달 리스크를 안게 됐다.

1호 정제소 파산과 프로젝트 23곳의 자금 위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5년 3월 역내 47개, 같은 해 6월 역외 13개 등 총 60개의 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그러나 전략 지정 혜택이 실질적인 금융 조달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사업 중단 사례가 발생했다. 유럽 최초의 배터리급 수산화리튬 정제소 건설을 추진하던 프랑스 비리디언 리튬은 상업 운전에 도달하지 못한 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지난 3월 파산 절차를 밟았다.

위기는 단일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선정된 60개 프로젝트 개발업체 가운데 23곳은 2026년 8월 공동 서한을 발송해 인허가 지연, 시장 접근성 부족, 자금 조달 실패로 인해 사업 지속이 즉각적인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개별 사업장별 구체적인 자금 결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규제 당국의 전략 프로젝트 선정 표식이 민간 금융시장에서 자동적인 신용 보증으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정제와 가공 설비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 대비 부족한 투자와 미비한 근거·집행 비효율


미국과의 투자 격차는 뚜렷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공급망 확충을 위해 총액 약 400억 달러(약 55조 4280억 원) 규모의 160건 광물 거래와 투자 사업을 누적 승인했다. 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전략 프로젝트와 관련해 별도 금융 프로그램으로 동원한 자금은 17억 유로(약 19억 7000만 달러, 약 2조 7030억 원)에 그쳤다.

지원 규모의 한계와 함께 집행 체계의 비효율도 지적된다. 해외개발연구소는 분석 보고서에서 선정 프로젝트의 40%에서 확정된 재정 지원 약속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유럽 감사원 역시 평가 보고서에서 관련 자금이 단일 창구 없이 여러 프로그램과 기관에 분산돼 집행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유럽투자은행은 유럽의 광물 탐사 투자가 북미와 호주 등 경쟁 자원국에 비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역내 가공망 표류의 파급과 유럽연합 대처

유럽연합 핵심원자재법은 2030년까지 연간 전략 원자재 소비량의 채굴 10%, 가공 40%, 재활용 25%를 역내에서 충족하고 단일 제3국 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리튬 등 핵심 정제 프로젝트 40%가 자금난에 직면하면서 2030년 역내 가공 목표 달성은 불투명해졌다. 프로젝트 지연이 장기화하면 유럽연합의 탈중국 공급망 자립 구상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은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럽투자은행을 통한 추가 보증과 배터리 원자재 전용 금융 수단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회원국의 재정 여력 차이와 복잡한 인허가 행정으로 인해 단기간에 가시적인 금융 집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유럽 현지에서 배터리 제조 거점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역내 가공 비율 충족에 직접적인 부담을 안게 됐다. 유럽 내 정제소가 가동되지 않으면 제3국 정제 원자재를 조달해야 해 규제 요건 준수가 까다로워진다. 유럽연합의 추가 금융 지원 성패와 정제 프로젝트 정상화 속도가 한국 배터리 업계의 원자재 조달 안정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