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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서 AI 로봇 조종한다"…日, '우주 AI 로봇 대회' 2027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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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서 AI 로봇 조종한다"…日, '우주 AI 로봇 대회' 2027년 개최

신설 '우주 AI 로봇 협회(SAIRA)' 주최·JAXA 협력… 저중력 자율 드론 'Int-Ball2' 실전 제어
지구-우주 간 통신 지연 극복할 '물리적 AI(Physical AI)' 모델 개발… 2035년 124억 달러 우주 로봇 시장 겨냥
日 10년간 민간 우주 인력 정체 해소 총력… 정부 2.3조 달러 첨단 기술 투자 정책과 연계
국제우주정거장 키보 모듈에서 자율주행 드론 로봇을 활용한 우주 AI 경진대회를 추진하는 일본. 사진=NASA/JAXA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우주정거장 키보 모듈에서 자율주행 드론 로봇을 활용한 우주 AI 경진대회를 추진하는 일본. 사진=NASA/JAXA

달 탐사와 화성 착륙 등 심우주 개척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일본이 국제우주정거장(ISS) 궤도상에서 실제 인공지능(AI)으로 로봇을 제어하는 세계 최초 수준의 '우주 AI 로봇 경진대회'를 공식 추진한다.

물리적 현실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자율 임무를 수행하는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 기술을 우주 극한 환경에 접목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 대비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국내의 차세대 우주 로봇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9월 2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도쿄에서 산·학·연 협력을 목적으로 공식 출범한 '우주 AI 로봇 협회(SAIRA)'가 이번 대회를 주최하며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플랫폼을 전폭 지원한다.

ISS 일본 모듈 '키보'서 2027년 초 결승… 구형 드론 'Int-Ball2' 자율 조종

이번 대회는 오는 2027년 초 국제우주정거장에 위치한 일본의 독자 우주실험 모듈인 '키보(Kibo·희망)'에서 본선 결승전이 치러질 예정이다.

대회는 먼저 우주정거장의 무중력·미세중력 환경과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모사한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예선 라운드를 거쳐 참가팀들의 AI 알고리즘 제어 성능을 검증한다.

이후 시뮬레이션을 통과한 최상위 팀들은 실제 우주 궤도에 떠 있는 ISS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결승 진출팀들에게 주어지는 미션은 키보 모듈 내부에 배치된 구형 자율 로봇 드론 '인터볼2(Int-Ball2)'를 제어할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동하는 것이다.

JAXA가 개발한 Int-Ball2는 우주비행사들의 번거로운 수작업을 대신해 무중력 공간을 부유하며 선내 장비 상태를 촬영하고 실험 과정을 기록하도록 특화된 카메라 탑재 로봇 드론이다.
참가자들은 AI를 통해 장애물을 스스로 회피하고, 지정된 임무 지점으로 최단 경로로 이동하며 고난도 영상 데이터를 자율 캡처하는 제어 알고리즘의 완성도를 겨루게 된다.

통신 지연 극복할 '피지컬 AI' 필수… 2035년 124억 달러 우주 로봇 시장 정조준


우주 탐사 분야에서 물리적 AI가 필수 핵심 기술로 떠오른 이유는 극심한 '통신 지체(Latency)' 때문이다.

지구 저궤도를 넘어 달이나 화성, 심우주로 로봇을 보낼 경우 지구 관제 센터와 기체 간 전파 송수신에 수 초에서 수십 분의 시간 지연이 발생해 지상의 실시간 원격 조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상 이변이나 지형 붕괴 등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로봇이 자체 내장된 엣지 AI를 통해 물리적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즉각 판단해 스스로 생존·기동할 수 있어야만 우주 탐사 임무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 로봇 시장 규모는 2026년 기준 2020년대 초 대비 약 두 배로 성장한 뒤, 오는 2035년에는 124억 달러(약 16조 5,000억 원) 규모로 폭발적인 팽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를 필두로 전 세계 강대국들이 우주 피지컬 AI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민간 전문인력 10년째 제자리… 日 정부 2.3조 달러 정책 연계


일본이 이처럼 파격적인 우주 궤도 현장 대회를 기획한 배경에는 심각한 '우주 기술 인력 기근'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항공우주기업협회(SJAC)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일본 민간 항공우주 부문에 종사하는 전문 엔지니어와 연구원 수는 구조적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AI 개발 인재들이 주로 인터넷 서비스나 금융 빅테크로 유출되면서, 하드웨어 제조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우주 자율 시스템을 개발할 소프트웨어 인적 인프라는 미국과 유럽 대비 크게 뒤처져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히로유키 오카다 SAIRA 대표이사는 "우주 로봇공학과 AI의 융합 분야는 심각한 전문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민간 기업들의 우주 시장 진출 관심이 폭발하는 지금, 실전 궤도 경진대회를 통해 젊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육성하고 우주 산업으로 유입시키는 촉매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우주 로봇 AI 대회는 일본 정부가 지난 여름 공식 발표한 총 2조 3,000억 달러(약 3,000조 원) 규모의 국가 첨단 기술 전략 투자 패키지의 핵심 실행 과제로 추진된다.

국제우주정거장이라는 독점적 실험 자산을 활용해 인공지능과 우주 하드웨어를 융합하려는 일본의 도전이, 만성적인 인재 가뭄을 해소하고 글로벌 차세대 우주 로봇 산업의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