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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배터리 길 닦는 LG엔솔, 美 전력망 파고들며 새 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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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배터리 길 닦는 LG엔솔, 美 전력망 파고들며 새 판 짠다

- B2U에 물량 우선권 부여…미 전력망용 저장장치 정조준
- 기가와트시 목표 속 공급량·투자액 등 세부 수치는 미공개
- 단순 판매 너머 가치사슬 확장…장기 운영 검증이 승패 분수령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 재사용 전문 기업 B2U스토리지솔루션과 손잡고 현지 전력망 시장 공략을 위한 배터리 공급 협약을 맺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 재사용 전문 기업 B2U스토리지솔루션과 손잡고 현지 전력망 시장 공략을 위한 배터리 공급 협약을 맺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 재사용 전문 기업 B2U스토리지솔루션과 손잡고 현지 전력망 시장 공략을 위한 배터리 공급 협약을 맺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솔라파워월드는 2026년 9월 24일(현지시각) B2U스토리지솔루션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치솟는 북미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이 단순 제조를 넘어 사용 후 가치 회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신호탄이다.

배터리 수명 연장 기술과 공급망의 결합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전역에서 전력망용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현지 재사용 전문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B2U스토리지솔루션은 이번 협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용량에 우선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B2U스토리지솔루션은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대규모 전력망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특허 기술인 EPS 플랫폼은 잔존 가치가 남은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망 규모 설비에 맞춤 투입하도록 돕는다. 양사는 배터리를 재활용 분해 단계로 넘기기 전까지 가동 수명을 늘려 추가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환경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주승탁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 서비스 사업 부문 리더는 공식 발표문에서 "배터리 가치를 본래 용도 너머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앞당긴다"며 "재사용을 통해 유효 수명을 늘리고 장기 경제 수익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먼 홀 B2U스토리지솔루션 최고경영자도 "검증된 기술과 안정된 배터리 공급망을 결합해 에너지 저장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기가와트시 목표 속 비공개된 세부 규모


두 회사는 전력 유틸리티 기업, 에너지 개발사,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규모 상업 전력 소비처를 겨냥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저장 솔루션을 공급할 방침이다. 미국 전력망은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신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가 겹치며 저장 설비 확충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전력망 복원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양사는 사용 후 배터리를 모아 잠재적으로 기가와트시 규모의 저장용량을 확보한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이는 사업 지향점일 뿐 확정된 계약 물량이 아니다. 배터리의 실제 공급 규모와 계약 금액, 설비 투자액은 밝히지 않았다. 대상 프로젝트 설치 지역과 상업 운전 개시 일정 역시 양사 발표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가치사슬 확장과 장기 운영 안정성 과제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협약은 단발성 배터리 생산·판매를 넘어 수명 전주기 서비스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회수해 전력망 장치로 전환 배치하면 초기 판매 수익 외에 감가상각 이후 잔존 가치를 다시 회수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배터리 제조사가 공급망 우선권을 지렛대 삼아 다운스트림 운영사와의 결합을 추진하는 형태다.

향후 사업 확대를 가를 핵심 변수는 전력망 환경에서의 장기 운영 안정성이다. 전기차에서 쓰인 배터리는 셀마다 열화 상태가 달라 균일한 출력 유지와 화재 안전성을 입증하기 까다롭다. 미국 전력 규제 당국이나 대형 전력 사업자가 요구하는 안전 기준을 신품 배터리 수준으로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 확장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 본지 확인 시점 기준 이 사안에 직접 적용되는 한국 규제는 없다.

시장에서는 첫 실증 프로젝트가 들어설 구체적 입지와 실제 인도 물량이 드러나는 시점을 첫 번째 분수령으로 본다. 금융 기관의 자금 조달 요건을 통과해 상업 운전을 차질 없이 시작하는지가 이번 협약의 실질적 사업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