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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엔트로픽 아모데이 "트럼프 백악관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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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엔트로픽 아모데이 "트럼프 백악관 초대"

아모데이 엔트로픽 CEO/ 사진=엔트로픽 이미지 확대보기
아모데이 엔트로픽 CEO/ 사진=엔트로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두 사람이 일대일로 마주 앉은 첫 대면 회동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앞서 열린 백악관 국빈 만찬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수장들이 일제히 참석했다. 그러나 아모데이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만에 아모데이만을 따로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양측의 관계는 최근 수개월간 극심한 긴장 상태였다. 앤스로픽은 AI의 자율무기 및 감시 활용 문제를 둘러싸고 미 국방부와 충돌했고, 국방부는 지난 2월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해 연방정부 거래를 제한했다. 6월에는 상무부가 일부 모델에 일시적 수출 통제를 가하기도 했다. 이어 아모데이가 첨단 AI 개발 속도를 늦추고 규제와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개 성명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AI 위험론을 "사기극"이라 일축하며 "계속 나아가서 이겨야 한다"고 맞섰다.

이처럼 정면충돌해 온 두 인물이 일요일 저녁 단독 면담을 가진 것은 관계 해빙 이상의 중대한 정치경제적 함의를 지닌다. 표면적으로는 개발 속도와 안전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중 기술 패권 전쟁과 글로벌 AI 공급망을 둘러싼 정교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첫째, 갈등을 봉합하고 AI 국가 총력전에 앤스로픽을 편입하려는 의도이다. 앤스로픽은 윤리적 AI와 안전 아키텍처를 표방하며 오픈AI 및 정부의 무기화 정책에 각을 세워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 입장에서 앤스로픽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추론 모델은 대중국 경쟁에서 결코 배제할 수 없는 핵심 자산이다. 앤스로픽에 대한 징벌적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AI 진영 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모데이를 직접 마주한 것은 국방·상무부의 규제 압박이라는 채찍에 이어, 연방 프로젝트 참여와 규제 완화라는 당근을 제시함으로써 앤스로픽을 국가 전략 틀 안으로 온전히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둘째 이유는 '안전 규제'를 명분으로 한 대 중국 기술 진입장벽 구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개발 속도전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도화 단계에서는 아모데이가 주장하는 '안전 평가 기준'을 미국 주도의 글로벌 표준으로 탈바꿈시킬 유인이 충분하다. 미국이 엄격한 안전 및 실존적 위험 방지 체계를 국제 통제 기준으로 정립할 경우, 이를 충족하기 어려운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즉, 앤스로픽의 안전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거쳐 중국산 첨단 AI의 확산을 차단하는 비관세 장벽이자 기술 안보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과열에 따른 현실적 속도 조절 명분도 백악관 회동의 한 이유였다. 현재 글로벌 AI 산업은 기가와트(GW)급 전력 수급, 냉각 인프라,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맞닥뜨려 있다.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설비투자(CAPEX) 대비 수익화 지연 우려도 상존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안전과 규제를 명분으로 한 개발 일정의 재조율은, 산업계가 직면한 전력망 확충과 인프라 병목 현상을 해소할 시간을 벌어주는 현실적인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장에 '투자 위축'이 아닌 '안전하고 책임 있는 관리'라는 신호를 보내며 속도 조절을 꾀하는 명분이 된다.

이번 백악관 단독 회동은 미국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과 앤스로픽의 기술적 안전 기준이 타협점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다. 앤스로픽에 내려졌던 연방 거래 제한과 수출 통제 조치는 국가 안보 기준과의 조율을 거쳐 단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만찬은 AI를 멈추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향후 글로벌 AI 규범과 공급망의 주도권을 미국이 쥐기 위해 내부 진열을 정비하는 전략적 조율의 자리였다. 투자자와 산업계는 단순한 기술 개발 경쟁을 넘어, 양측의 담판이 향후 반도체 수요와 AI 정책 규제에 미칠 실질적 파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