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란의 호르무즈 용선사 옥죄기… 한국 원유 수송 운임 비상

글로벌이코노믹

이란의 호르무즈 용선사 옥죄기… 한국 원유 수송 운임 비상

- 페르시아만해협청, 규정 위반 81척 통행 제한 명단 등재하며 화주 압박
- 트럼프 "하루 29척 통과" 반박 속 사우디 대체 송유관 가동으로 유가 관망
- 중동 원유 의존도 높은 한국 정유·해운 업계 유조선 할증료 부담 가중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이 2026년 9월 28일 호르무즈 해협 운항 규정을 위반한 용선사 선박 81척을 통행 제한 명단에 올리고 제재 확대를 경고했다. 사진=오만 해양 안보 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이 2026년 9월 28일 호르무즈 해협 운항 규정을 위반한 용선사 선박 81척을 통행 제한 명단에 올리고 제재 확대를 경고했다. 사진=오만 해양 안보 센터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이 2026년 9월 28일 호르무즈 해협 운항 규정을 위반한 용선사 선박 81척을 통행 제한 명단에 올리고 제재 확대를 경고했다.

미국 해사 전문 매체 더 매리타임 익스큐티브는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통항 재개 조건을 거부하며 해협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에너지 가치사슬은 해협 통항 리스크가 커지면서 해상 운임에 붙는 전쟁위험 할증 보험료 인상 압박에 노출됐다.

용선사 제재 경고와 81척 통행 제한


이란의 해양 통제 기구를 자처하는 페르시아만해협청은 한 선주가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용선사를 향한 법적·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해당 서한에는 용선 계약 조건 때문에 불가피하게 지정 항로를 이탈했다는 선주 측 주장이 담겼다.
페르시아만해협청은 일부 용선사가 선박에 불법 항로 이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관은 이러한 운항이 선박과 선주는 물론 선장과 선원의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해협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전체를 자신들이 관리한다고 주장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지침을 어긴 용선사를 비협조 명단에 올리고 해당 선사의 모든 선박에 대해 해협 통과를 막겠다고 위협했다.

2026년 9월 넷째 주 기준 비협조 명단에 지정된 선박은 81척이다. 이란 해군 관계자도 국영 매체를 통해 통제권을 주장했다. 정규 해군이 해협 동부와 북부 인도양을 관할하고 혁명수비대 해군이 서부 해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상 통항 반박과 엇갈린 전황 공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재국을 통해 전달된 이란 측의 통항 재개 조건을 즉각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요구가 과거 주장의 반복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2026년 9월 26일 밤 선박 29척이 정상적으로 해협을 통과했고 대규모 원유가 걸프 해역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분쟁이 빠르게 끝날 것이며 이란이 패배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다만 지난주 발생한 선박 4척 피격 사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중부사령부도 이란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이란 해군 전력을 격침했기 때문에 이란 측에 실질적인 통제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선박 수천 척과 10억 배럴(약 1억 3600만 톤)이 넘는 원유가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2026년 9월 27일 선박 7척을 타격했고 전날 밤에도 1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군 당국은 추가 선박 통과를 막기 위해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 해상무역기구는 피격 관련 보고를 접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부 기관의 객관적 확인 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오에스(EOS) 리스크그룹의 마틴 켈리 자문 총괄은 오만 항로에서 산발적 타격이 발생하고 있으나 남부 항로로는 하루 10척에서 20척이 정상 운항하고 있어 이란의 주장은 과장된 정보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한국 원유 도입 경로와 운임 리스크


호르무즈 해협의 대치 상황은 한국 정유와 해운 업계의 운송 원가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한 한국 정유사는 직접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빌리는 용선 계약뿐 아니라 산유국이 운송을 책임지는 조건 등 다양한 형태로 중동 원유를 들여온다.

용선사를 겨냥한 이란의 압박과 나포 위협이 커지면 해상 운임에 붙는 전쟁위험 할증 보험료가 오르고, 글로벌 선주들이 운항을 기피하면서 발생하는 대체 선박 확보 비용이 정유사의 원유 도입 단가를 밀어 올린다.

국제 원유 시장은 이란의 위협 발언보다 대체 수송로 가동 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방면 서부 파이프라인 수송을 재개하면서 해협 통과 차질에 따른 공급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부 송유관 수송이 확대되고 우회 노선 확보가 안정화되면 운임 상승 압력은 제한될 수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은 카타르가 주도하는 미국과 이란 간 물밑 중재 협상의 진전 여부에 달렸다. 분쟁이 7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전 통항을 보장하는 잠정 합의가 도출되는지,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프라인 우회 수송량이 해협 수송 차질분을 충분히 대체하는지가 한국 에너지 공급망의 비용 부담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