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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자 뒤흔들린 2000만 배럴…한국 산업계 덮친 공급망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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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자 뒤흔들린 2000만 배럴…한국 산업계 덮친 공급망 쇼크

- 국제에너지기구, 평시 통항량 2000만 배럴 위기 노출 속 실제 공급 감소 하루 570만 배럴 집계
- 아시아가 해협 원유 물량의 74% 흡수하는 사이 유럽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비중 53%까지 확대
- 중동 원유 의존도 70% 넘는 한국 정유·화학 업계 수송 운임 폭등과 기초유분 원가 상승 압박 직면
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 9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차단 위험에 놓이면서 평시 하루 통항량 약 2000만 배럴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집계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 9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차단 위험에 놓이면서 평시 하루 통항량 약 2000만 배럴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집계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 9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차단 위험에 놓이면서 평시 하루 통항량 약 2000만 배럴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집계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2026년 9월 28일(현지시각) 분석 기사를 통해 이번 사태가 글로벌 에너지 체계를 저비용 효율성 중심에서 공급망 복원력 우선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계기라고 보도했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계는 해상 운송로 불안정에 따른 수송비 급등과 수입 원가 상승이라는 직접적 파장에 노출됐다.

해상 수송로 마비와 실제 공급 차질 규모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은 글로벌 해상 에너지 수송망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번 호르무즈 해협 통행 위기를 기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충격으로 규정했다.
분쟁 이전 해협을 지나던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에 달했으나 수송 안전이 깨지며 물류 차질이 발생했다. 다만 미군의 호송 작전과 선박들의 위험 회피 운항으로 통항량이 평시의 60% 수준까지 일부 회복되면서, 국제에너지기구가 2026년 9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공식 집계한 실제 공급 감소량은 하루 평균 약 570만 배럴(전년 대비 약 6% 감소)로 나타났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러시아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의존 위험을 노출시켰다면, 이번 충돌은 핵심 해상 병목 지점의 수송로 집중 위험을 실체화했다. 수에즈 운하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긴장까지 더해지며 해상 운송로 전반에 연쇄 지연이 빚어졌다. 최저 비용만을 추구하던 단일 수송로 공급망은 지정학 충돌 국면에서 막대한 안보 비용 청구서로 되돌아왔다.

아시아 수송 집중과 유럽의 새로운 수입선 의존


미국 에너지정보청 통계를 보면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콘덴세이트 가운데 89%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한국, 중국, 인도, 일본 4개국이 그 수송 물량의 74%를 차지했다. 2025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액화천연가스 수출량의 약 90% 역시 아시아로 집중됐다. 단일 수송로 차단이 아시아 주요 경제권 전체의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유럽은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에서 벗어났으나 새로운 외부 의존 체계에 묶였다. 유럽연합의 전체 액화천연가스 수입 가운데 미국산 비중은 2021년 약 29%에서 2025년 약 53%로 올랐다. 2025년 기준 미국과 노르웨이가 각각 유럽 가스 수입의 3분의 1을 분담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미국의 글로벌 액화천연가스 수출 점유율이 2025년 약 26%에서 향후 10년 안에 3분의 1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동 산유국 또한 자원 부국이면서도 방위 기술은 외부에 기대는 모순을 드러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조사 결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중동 국가가 수입한 주요 무기의 54%가 미국산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무기 의존도는 77%에 달했다.

자원은 풍부하나 해상 수송로를 자력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한계가 노출됐다. 로이터통신은 항공유 가격이 두 배로 급등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2026년 5월 운항을 전면 중단한 미국 스피릿항공 사례를 보도하며, 에너지 비용 폭등이 재무 한계에 놓인 기업을 최종 파산으로 몰고 가는 전달 경로를 지적했다.

한국 가치사슬 전이와 에너지 다변화 과제


호르무즈 해협 통행 불안은 한국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에 시차를 두고 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 한국 정유사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70%를 웃돈다. 해협 통항 위험에 따른 전쟁 위험 할증료 가산과 우회 배관 이용료 발생은 향후 도입 단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도입 가격이 뛰면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 제조 마진이 압박을 받는다. 액화천연가스 도입 가격 상승분은 3~5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돼 한국전력공사의 전력도매가격과 공공요금 인상 요인으로 전이될 수 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근거한 비축유 방출 등 비상 수급 계획을 점검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대체 운송 계약과 화학 원료 수급 안정이 관건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산 원유와 호주산 가스 비중을 확대하는 분산 전략이 요구된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외교 협상이 타결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운항이 조기에 보장될 경우 비상 조달선 개편 부담은 일부 완화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